꼬시다? 개기다? 뒷북도 한참 뒷북이네 ‘둥~’
표준어와 뜻과 느낌이 달라 별도 표준어로 인정된 항목은 ‘개기다’(개개다) ‘꼬시다’(꾀다) ‘놀잇감’(장난감) ‘딴지’(딴죽) ‘사그라들다’(사그라지다) ‘섬찟’(섬뜩) ‘속앓이’(속병) ‘허접하다’(허접스럽다) 등 8개.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인 반면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는 뜻의 속된 표현이어서 복수 표준어가 아닌 별도 표준어로 인정했다. ‘섬찟’과 ‘섬뜩’은 언뜻 별 차이가 없어 보이나 ‘섬찟’의 느낌이 한층 강하다는 것이 국어원의 설명이다. ‘섬찟’이 표준어가 됨에 따라 ‘섬찟하다’ ‘섬찟섬찟’ ‘섬찟섬찟하다’ 등도 표준어로 함께 인정됐다.
국어원은 이와 함께 ‘RADAR’의 한글 표기인 ‘레이더’는 원어 발음이 ‘ar’로 끝나는 점을 반영해 ‘레이다’를 새로운 기본 표기로 인정하되 지금까지 써온 ‘레이더’도 관용 표기로 함께 인정하기로 했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에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짜장면, 손주, 먹거리 등 39개 어휘를 표준어로 인정한 적이 있다. 당시 네티즌들의 반응은 칭찬 일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이 매우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wise****는 “언어는 사회성이라는 게 있어서 언제든 널리 통용되기만 하면 하나의 법칙처럼 굳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국립국어원의 리액션이 늦지 않은가 싶다. ‘꼬시다’라는 말 대신 ‘꾀다’라는 표준어를 사용하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고 주장했다. dogs****는 “표준어 입성을 환영한다. 이제 삐치지 않고 삐질 수 있고, 굽실거리지 않고 굽신거릴 수 있고, 개개지 않고 개길 수 있고, 딴죽이 아니라 딴지를 걸 수 있게 되었네요”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 단어도 표준어로 추가해 달라”란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
“표준어, ‘딴지’는 되고 ‘멘붕’은?”(sada****) “‘바래’가 쓰이고 있다는 건 알고는 있을 거임”(choj****) “사귀어라 문제도 해결해주면”(tmxl****) “‘졸라’를 표준어로”(Udum****) “‘너무’의 긍정문 사용도 인정해주면 좋겠다. ‘몹시 좋아’, ‘매우 좋아’ 이런 표현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너무 좋아’만의 맛이 있음. 비문인 거 알면서도 쓰잖아. 근데 비문인 걸 아니까 쓰면서도 찝찝”(_cos****)
국립국어원의 표준어 추가 인정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은 가진 트위터리안들도 눈에 띄었다.
Luci****는 “꼬시다 개기다 이런 거 표준어에 포함시켰는데 꼭 필요해서 들어갔다기보단 ‘우리 일하고 있어요’ 하고 표 내는거 같은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kitt****는 “흔하게 사용하는 언어를 국립국어원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불편한 현실”이라고 비꼬았고 moon****는 “국립국어원이 주로 하는 일은 뒷북인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국어원의 표준어 추가지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는 의견도 있었다. mari****는 “표준어가 아니더라도 표준어틱한 단어를 계속 쓰면 국립국어원이 표준어로 제정해준다”고 했고 t_rex****는 “이번 국립국어원 발표 덕에, 잘못된 표현도 오래 고수하면 언젠가는 표준어가 될 것이다!라는 희망이 심어졌을 듯”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