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처음에는 호기심과 순간적 충동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지만 한 번 ‘문지방’을 넘게 되면 죄책감이 사라지면서 불안감이 극복된다는 것. 범죄를 반복할수록 재미를 느끼게 되고 점점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이 범죄자들의 공통된 심리이다. A씨의 경우 처제로부터 시작된 금기에의 도전이 발전하여 딸과 여동생까지 확대된 경우.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적인 성향이 강한 것도 근친상간의 한 원인이다. 부인과 딸을 인격체로 인정하기보다 자기의 명령대로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여성은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안해하고 박탈감을 느낀다.
더 나아가 근친상간을 가족의 친밀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정당화하기도 한다. 자식들이 외롭고 힘들어하는 것을 위로해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육체적 관계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스스로를 좋은 아버지로 여기는 자기합리화의 과정을 밟으며 근친상간을 즐기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이들은 외부에서 근친상간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한다. “가족 내의 문제를 어떻게 일반적인 잣대로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느냐”는 말이 근친상간을 저지른 아버지들의 공통된 반응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중화의 기술’을 보이는데, 근친상간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합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딸은 결코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최초의 강간은 잘못된 것이라도 이후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A씨는 주장하고 있다.
큰딸이 순순히 아버지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인질로 잡힌 사람이 인질범의 심리에 동화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해자가 오랫동안 피의자와 지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스스로 피의자의 심리에 자신을 동화시켜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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