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 강력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한씨를 직접 만났다. 그는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건장한 체구에 용모가 세련돼 매우 지적인 인상을 풍겼다.
그는 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간간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운 때문이었다. 특히 “아내와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땐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도 했다.
─범행을 하게 된 동기는.
▲작전세력에 휘말렸다. 금융파생상품(선물) 투자에 실패해 큰 빚을 지게 됐다.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고 알려졌는데.
▲욕심이 너무 컸다. 달리는 말에 타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멈출 수 없었다.
─유명세도 있었고 증시 분석가로 어느 정도 실력도 인정받고 있는데 이런 범죄를 꼭 저질러야 했나.
▲빚이 과도했다. 그래서 마음이 초조했으며, 빨리 빚을 갚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훔친 물건들 대부분이 고가인데 평소에 보석을 보는 식견이라도 있었나.
▲나도 돈도 좀 있었고 한때 잘 살아서 안다. 그냥 보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다.
─지금 심정은.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다. 나로 인해 피해본 사람들과 나처럼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내 명의의 재산은 없는가.
▲아내 명의의 재산이 있었다면 강도짓 안하고 나 혼자 도망갔을 것이다. 그러면 가족이라도 편히 살 텐데…. 아내와 자식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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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2 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