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사업이란?

친박 임원들도 발 담가

[일요신문]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지난 2007년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일대 코레일 소유 철도기지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1만 5483㎡의 땅에 사업비 31조 원을 투입해 초고층 16개 동 등 66개의 건물을 세우는 대규모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였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결과적으로 ‘단군 이래 최대 실패 사업’이 됐다.

오세훈 전 시장

코레일은 원래 용산 철도기지창 땅을 팔아 부채 4조 5000억 원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 1차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컨소시엄’이 제시한 땅값은 무려 8조 원으로 부채를 한 번에 갚고도 3조 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코레일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지분 25%를 출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부동산개발이익까지 함께 얻으려고 하는 데서 불행은 시작됐다. 사업은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부동산개발 침체 현상으로 자금상황이 악화됐고, 2010년 삼성물산이 주관사 지위를 포기했다. 

2013년 <신동아>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은 자체 생성한 문건에서 용산개발 지분 참여에 관해 “불필요한 참여”라며 “삼성물산 주관사 지위 포기 시 사업 중단을 선언했어야 하나 정치적·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사업을 연장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흔히 용산개발 사업은 이명박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친이계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시작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였고, 자산관리사인 용산역세권개발㈜에 친박 성향 임원들이 거쳐 갔던 만큼 어느 한 쪽의 책임만을 따져 묻기는 어렵다. 코레일 역시 책임공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2013년 4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드럼허브의 자금 고갈로 ABCP 2000억 원의 선이자 52억 원을 미납함에 따라 파국을 맞았다. 현재 사업 무산과 관련해 10여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협약과 토지매매계약 해지 등에 관해 코레일과 프로젝트회사 내 민간 출자사 사이의 다툼이 주된 내용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015년 신년 인사말에서 “용산역세권개발사업도 사업부지의 소유권 반환을 적극 추진해 부채비율을 400%에서 200%, 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