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튀려다 몸만 망가져
긴급체포된 이 여성의 정체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현 아무개 씨(여·38)로 밝혀졌다. 경찰은 현 씨를 긴급체포한 후 절도한 금품을 수거하기 위해 현 씨를 대동하고 현 씨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경찰이 방을 둘러보는 사이 현 씨가 허겁지겁 무언가를 삼켰다. 경찰은 현 씨가 삼킨 것이 귀금속임을 인지하고 범행을 추궁했지만 현 씨는 삼킨 귀금속은 선물 받은 것이라 우기며 여죄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집을 둘러본 후 현 씨는 다시 유치장에 구금됐다. 그런데 갑자기 현 씨가 “아까 압정과 목걸이 펜던트를 삼켜 배가 아프다”고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해 이날 밤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검사 결과 현 씨의 위에서 목걸이 펜던트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 압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12일 오전 위내시경을 통해 펜던트를 꺼낼 예정이라고 현 씨와 경찰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
다음날인 12일 현 씨는 위내시경을 앞두고 응급실에서 대기하던 중 “화장실이 급하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현 씨와 대동했던 남성 경찰관 2명은 현 씨와 함께 화장실을 들어가지 못해 현 씨의 왼쪽 수갑을 풀어주고 밖을 지켰다.
그런데 현 씨가 경찰의 감시가 소홀해 진 틈을 타 2층 화장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주했다. 경찰이 현 씨를 찾아 화장실 입구 문을 열었을 때는 현 씨가 떼어버린 링거줄 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2층에서 뛰어내릴 때 허리를 다친 현 씨는 멀리 도망가지 못했고, 어린 딸과 함께 인근 병원을 찾았던 현 씨는 도주 5시간 만에 또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현 씨가 탈출한 후 딸을 찾아가 현금을 챙겨 또 다시 도주를 준비했던 것 같다. 그러나 2층에서 도주하던 중 허리부상이 있어 인근 병원을 찾았다 현 씨를 뒤쫓던 경찰에게 또 다시 붙잡혔다”며 “남성 경찰관이라 화장실까지 동행하지 못했다. 동행한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묻고 현 씨가 삼킨 귀금속도 훔친 물건인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