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불륜각서’ 되로 받고 말로 줘야
길고 긴 이혼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김주하 전 앵커가 재판부의 ‘13억 재산분할’ 판결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2012년 KBS <스타 인생극장>에 출연해 행복한 결혼생활 모습을 보여준 김주하 부부.
김 전 앵커의 이혼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의 변호인은 <일요신문>과의 통화를 통해 항소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김 전 앵커가 혼전 형성한 재산도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되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란 주장이다.
변호인이 ‘억울하다’고 피력한 부분은 재산 분할 문제였다. 법원이 파악한 두 사람의 분할대상 재산은 31억여 원가량이다. 이 중 김 전 앵커 명의의 재산은 8억 원 상당의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래미안 아파트, 호텔 회원권, 각종 보험금, 은행 예금 등을 포함해 27억 1800만 원이며, 강 씨 명의는 제주 구좌읍과 제천 수산면의 임야 등 4억 원가량이다.
법원은 수입이 높은 강 씨가 재산 형성 기여도가 더 높다고 판시했다. 김 전 앵커의 연봉은 1억 원 내외인 반면, 외국계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해 온 강 씨는 매년 3억~4억 원의 인센티브를 포함해 적어도 5억~6억 원가량을 벌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김 전 앵커의 재산형성 기여도는 45%, 강 씨는 55%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31억 원 중 강 씨의 재산형성 기여분은 17억 5000만 원, 김 전 앵커는 13억 5000만 원 상당을 기여했다고 봤다. 따라서 김 전 앵커가 가진 27억 원의 재산 중 13억 5000만 원을 떼어 강 씨에게 줘야 한다.
이런 계산에 따르면 강 씨가 지급해야 할 돈보다 김 전 앵커가 줘야 할 금액이 훨씬 크다. 이혼의 책임이 있는 강 씨는 아들(9)과 딸(4)이 성인이 될 때까지 각 200만 원씩 매달 줘야 한다. 따라서 강 씨가 지급할 양육비는 총 6억 3200만 원이다. 여기에 위자료 5000만 원을 포함하면 6억 8200만 원이다. 김 전 앵커가 줄 돈이 두 배나 많은 셈이다.
애초 강 씨의 발목을 잡아둘 의도로 사용했던 각서가 반대로 김 전 앵커를 잡았다. 전문가들은 “각서가 아니었더라면 소송기간이 길어졌을지 몰라도, 재산분할에 대해 김 전 앵커가 더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법원은 이 각서의 내용을 근거로 김 전 앵커가 2009년 이후 재산을 관리해왔으므로 강 씨의 재산형성 기여분을 나눠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전 앵커의 변호인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김 전 앵커는 정직하게 자신의 재산 목록을 모두 법원에 제출해 혼전에 모은 재산까지 분할대상에 포함됐다”며 “2009년 각서를 썼을 당시 강 씨가 재산을 모두 김 전 앵커에게 명의이전 한다고 썼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또한 전 남편 강 씨의 재산 은닉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강 씨는 미국 시민권자로 해외에 숨겨둔 재산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었다. 변호인은 “차명 재산이 있을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다. 아마 미국에 있지 않겠느냐”며 “항소심이 있으니 싸워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한 강 씨 측의 입장을 들어보고자 기자가 변호인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강 씨의 이혼소송 건에 대해선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
김주하 이혼소송 전말 남편 강씨, 폭행·외도·혼외자까지… 김 전 앵커와 강 씨는 2004년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김 전 앵커는 2013년 9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의 불행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의 폭행 및 협박에 대한 맞고소가 이어지고 이 싸움에 시어머니까지 끼어들면서 2년에 걸친 소송전은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김 전 앵커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신과 자녀들에 대한 접근금지가처분신청을 내고, 동시에 남편 강 씨를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강 씨 역시 2013년 10월 말싸움 중 맞았다며 김 전 앵커를 폭행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강 씨는 상해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강 씨는 이혼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 전 앵커의 재산을 조회하기 위해 당사자의 허락 없이 위임장을 위조해 관할 구청에 제출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또 김 씨의 시어머니 역시 김 전 앵커를 폭행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여성지 <우먼센스>가 강 씨가 미국에서 극비리에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강 씨의 잦은 폭행과 외도, 혼외자 출산 등 일련의 사실을 근거로 법원은 이혼에 대해 강 씨의 전적인 책임을 물었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