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종구 전 회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전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선 전 회장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1500억 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선종구 전 회장)은 당시 하이마트 대표이사로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회삿돈을 아들의 유학자금으로 사용했고, 미신고거래로 인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액도 11억 원이 넘는다”며 “우리사회 기업들 사이에 만연한 1인 지배주주·대표이사에 의한 전형적인 방만 경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에 관한 등기를 다른 사람 명의로 함으로써 부동산 거래질서를 훼손했다”며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업무상 횡령죄의 경우 임직원이 주도한 횡령 행위를 소극적으로 승인, 묵인한 것에 불과해 범행 방법과 경위에 참작할 면이 있다”며 “횡령 전액을 공탁해 하이마트가 입은 손해를 회복했고, 영업 손실을 보던 하이마트의 기업 가치를 급성장시켰으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선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하이마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외국계 펀드가 인수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2400억 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로 2012년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한 선 전 회장은 2008년 2차 매각과정에서 경쟁업체보다 2000억 원이나 낮게 입찰가를 제시한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이면계약을 맺고, 회사 운영 과정에서 급여 등 명목으로 179여억 원을 횡령하고, 750억 원 상당의 조세포탈을 저지른 혐의 등도 받았다.
한편 재판부는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은 혐의로 기소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