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들 곳곳에…“필터링 필요해”
앞서 지적했듯 강 씨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이다. 이후 상근 감사직을 물려받은 한 아무개 씨는 과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제2사무부총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한 씨에 이어 지난 2013년 12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상근 감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 아무개 씨는 새누리당 서울 강북을 당협위원장 출신이다.
자회사인 한전KDN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상임 감사인 문 아무개 씨도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출신이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새누리당 광주 남구 당협위원장을 지내다 지난해 5월부터 한전KDN 상임 감사를 맡고 있다. 문 아무개 씨의 전임자인 김 아무개 씨도 이명박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자문위원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연수원 교수 출신인 신 아무개 씨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상임 감사를 지냈다. 한전과 더불어 공기업 빅2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는 과거 정치인 출신 상근 감사가 말썽을 일으켜 구속된 탓인지 이후로 정치인은 내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 LH의 상근 감사이던 방 아무개 씨는 LH의 이권 사업에 개입해 1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며 자리에서 내려온 바 있다. 방 씨는 지난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선거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빅4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에서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위원 출신인 서 아무개 씨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 상근 감사를 지낸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권과 개별 공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권에서는 자리 나눠먹기의 수단으로, 공기업 내부에서는 로비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사람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공기업 상근 감사 자리는 정권에서는 친정부 인사들에 대한 자리 나눠 먹기로서 활용되고, 해당 회사에서는 상근 감사에 대해 내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외부에 대한 바람막이나 로비 창구로 활용되길 바라는 실정이라 정치인 출신이나 정치권과 가까운 인사가 선호되는 것 같다”며 “공기업 기관장과 감사에 대한 승인의 권한이 있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필터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등 개혁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