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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한 비주류 3선 의원은 “이 총리 발언 이후 당 의원총회에서의 주 공격대상은 물론 이 총리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김 대표의 원내운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와 여권에 대해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당 소속 의원들에 비해 김 대표의 반응은 미온적이라는 비판인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3선 비주류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이나 대변인이 여권에 대해 공격적인 말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지만 김 대표는 ‘읍참마속’ 같은 멋있는 어휘나 골라 쓰려하고 정작 여권을 아프게 하는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에 비판적인 영남권 의원들은 “김 대표가 ‘큰 뜻’을 품었기 때문에 여권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한 영남권 의원은 “(김 대표가) 나중에 정국 파행 주역으로 찍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날의 원내총무(원내대표의 종전 호칭)들은 저격수를 자처하며 대 여권 공격 선봉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힐 정도다.
지난 8월 말 한나라당은 전남 곡성에서 연찬회를 가졌다. 창당 이래 첫 호남지역에서의 연찬회였다. 그날 곡성 지역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란 대형 플래카드를 보고 흥에 겨워했다.
그러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호남 출신 김덕룡 원내대표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 문구가 안 그래도 김 대표에 비판적인 영남권 의원들의 심기를 자극했다는 전언이다.
최근 당내 분위기에 대해 한 영남권 의원은 “이번에 이 총리 해임 못 시키면 김덕룡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힐 정도다.
한편 국회 파행 사태를 지켜본 당내 소장개혁파 의원들은 김 대표가 원내정상화 시도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여론이 이 총리의 야당 폄하 발언에 대해 비판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걸고넘어지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 의원은 “각종 민생 현안과 부시 미국 대통령 재선에 따른 방안 마련에 몰두해야 할 때 야당이 먼저 양보하면서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김 대표를 겨냥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강경 비주류 인사들 눈치 보느라 여권의 천정배 대표와 제대로 된 협상도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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