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에 따르면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은 16일 열리는 3·1절 특별가석방 심사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초 가석방 심사에 이어 3·1절 가석방 심사에서도 제외된 것이다.
지난해에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범죄를 저질러 복역 중인 기업총수들이 경제 살리기에 노력한다면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며 가석방·사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반대 여론이 거세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재벌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13년 1월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4년이 확정돼 2년째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도 징역 3년 6월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지난 2012년 2000억 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구속된 구본상 전 부회장 역시 징역 4년을 확정 받고 현재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형기의 3분의 1을 마친 모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 오너들은 형식적으로는 모두 심사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법무부는 통상 형기의 70∼80% 이상을 채운 수형자에 대해 가석방을 허가해 왔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가석방자의 형 집행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형기의 50% 미만을 채운 상태로 가석방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가석방 대상자는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4∼8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정한다. 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 의견으로 올리면, 최종 결정은 장관이 내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