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좋아진 ‘광교비상’ 눈에 띄네
2월 8일 열린 세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광교비상이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광교비상(5세·거·19전12/1/4·한광세·곽영효·122①)=지난달 8일 같은거리로 치러진 세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마필로 이번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장거리에 집중하면서 데뷔 초의 막강했던 순발력은 다소 무뎌진 상태지만 대신 뒷심은 더 좋아졌다. 직전경주에서도 나타났듯이 아직 모래 맞는 데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약점.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외곽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강한 경주력을 보여주고 있는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다.
# 흑기사(6세·거·25전10/5/2·김종욱·심승태·121②)=센 말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고 이번 경주 우승후보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위험한 인기마다. 3위는 몰라도 1~2위는 운이 많이 따라야 할 것 같다. 최근 들어 기복을 보여 우려를 사고 있지만 그건 부중이 지나치게 무거웠던 탓으로 보이고, 그보다 거리적성이 문제다. 느린 말은 아니지만 스태미나로 뛰는 끈기형이라 앞선의 마필들이 싸우지 않고 간다면 걸음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번 경주는 빠른 말이 많고 거리가 짧다. 초반에 얼마나 따라붙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장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에이피댄서의 자마다.
# 남해대왕(5세·수·25전6/7/3·현태봉·김대근·115③)=1군에 올라와서 주춤했지만 최근 세 번의 경주에서 2승 2위1회를 했을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서의 흑기사와 비슷한 유형인데 좀더 후미에서 전개를 한다. 역시 초반에 얼마나 앞선을 잘 따라잡느냐에 따라 입상이 갈릴 전망이다. 단거리에서 장거리까지 고루 활약했던 커멘더블의 자마다.
# 구만석(6세·거·30전9/5/5·구자선·임봉춘·115③)=체격이 크지 않은 말이라 고부중에 시달린 이후 경주력이 조금 무뎌졌다. 번개같이 나서서 선입권에 자리잡고 막판에 찰거머리같이 물고늘어지던 말이었다. 예전같은 ‘칼날 선입력’이 안보이고 부담중량도 상대적으로 불리할 전망이라 세게 봐주고 싶진 않다. 중거리까지 활약했던 비카의 자마다.
# 강해(4세·수·18전6/6/1·박재범·안병기·112⑤)=강력한 선두력과 함께 끈기까지 겸비한 마필로 지난번 세계일보배에서 광교비상에 이어 2위를 했다. 당시 마이티홍콩의 무리한 선행강탈작전 때문에 약간의 방해를 받았지만 그 정도는 미세했고, 상당히 앞서가다 뒤따라온 광교비상에 덜미를 잡혔다는 점에서 자력으로 광교비상을 이기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했던 디디미의 자마다. 상대마로 분류된다.
# 정상비마(4세·수·17전5/4/3·정동진·박희철·111⑥)=올초 장거리에서 1군의 터줏대감인 천년동안과 금아챔프 같은 말을 이겨 기세를 떨쳤으나 직전인 혼합1군 경주에선 맥없이 물러났다. 스피드 인덱스를 보면 특출한 면은 없고 순발력도 평범한 말이라 이번 대회에선 거리적성도 안 맞고 스피드도 부족해 보인다. 단거리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포리스트캠프의 자마다.
해마루
# 천왕둥이(4세·수·16전6/3/1·류근상·최영주·108⑧)=데뷔 초엔 선두력을 앞세워 단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말인데 장거리로 들어선 후로는 선입으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직전경주에선 인코스에서 전개가 잘 풀리고도 참패를 해 의문을 남겼다. 컨디션이 회복된다면 복병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큰 기대는 어려워보인다. 디디미의 자마로 앞서 소개한 강해와는 부계형제 사이다.
# 서울정상(7세·거·42전5/5/8·김진엽·이관호·108⑧)=캐피털스팬딩의 자마로 혈통과 질주습성은 장거리형인데 의외로 장거리에선 성적을 못내고 단거리에 가까운 1400미터에서 좋은 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배에선 1번을 달고 장추열 기수가 최적전개로 최선의 말몰이를 한 끝에 4위를 했다. 단거리이고 이번 경주 또한 그때보다 조건이 더 좋아질 것은 없기 때문에 그 정도가 최선으로 판단된다.
# 우아등선(4세·암·11전6/0/0·최상기·김동균·107⑩)=이 말도 메니피의 자마다. 메니피의 자마들은 암말우성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한때 대형마로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었고, 실제고 지난해 동아일보배(1800미터)와 농협회장배(1400미터)를 연거푸 석권,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1군에 올라와선 주춤하며 두 번 연속 막판 한 발이 부족한 면을 보였다. 1200미터에서 입상을 기대하기엔 초반 폭발력, 중반 가속력, 막판 추입력 모두 어정쩡하다. 자력으론 입상이 어려워 보인다.
# 부전자전(5세·수·25전5/3/1·박정열·유재길·104⑪)=2006~2007년 파죽의 9연승과 함께 2007년 삼관마에 등극했던 제이에스홀드의 자마다. 아비만큼 뛰어주길 바라면서 마명도 부전자전이라 지었지만 특출한 능력은 없다. 어떻게 보면 1군까지 올라온 것도 용하다 할 만큼 자신의 주특기도 없다. 기대난!
# 뉴앤드베스트(8세·수·64전4/6/3·이수길·지용철·104⑪)=대상경주에 왜 출전시켰을까. 마주나 조교사의 의도를 도대체 짐작하기가 어렵다. 마령 8세의 노장마인 데다가 순발력도 추입력도 최하위권이다.
# 북대풍(6세·암·25전6/2/0·권인택·강명준·101⑬)=이번 경주 근소하지만 가장 빠른 마필로 지난번 세계일보배에서 5위를 했다. 게이트가 불리했던 데다 출발 직후 조금 치우치면서 주행해 초반이 늦었다. 주행습성 자체가 선행 또는 2선 선입이기 때문에 필자가 보기엔 안쪽 게이트만 배정받는다면 이변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 명수재(7세·거·41전2/7/5·안태건·김순근·101⑬)=빠른 말이 없는 느린 경주에서 간혹 기습적으로 앞선에 가세해 배당을 터트리곤 하던 말인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역할도 이젠 못하고 있다. 세계일보배에서 6위를 하며 일말의 가능성을 보이긴 했지만 마령 7세임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긴 무리다.
# 베스트하이(5세·암·22전3/5/3·최현기·정호익·94⑮)=2군에 속해 있는 말로 단거리라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순발력과 중간 가속력에, 막판에 버티는 근성 등 단거리에선 삼박자를 갖춘 말이다. 이번 경주가 이 말이 가장 잘 뛰는 1200미터라 2군마지만 강력한 도전마로 분류한다. 주목할 점은 장거리에 약한 메니피 자마지만 모계가 장거리에서 잘 뛰어준 혈통이라 앞으로 장거리에 진출해도 뛰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혈통상 거리배합은 현재 국내산마 중 최강으로 꼽히는 경부대로와 거의 비슷한 셈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