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이회창 노무현 두 대선후보가 막판 선거운동에 혼신의 힘을 쏟는 가운데 양 후보의 종친회조직에도 관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왕족의 후예를 자처하며 전국적 대규모 조직망을 갖고 있는 전주 이씨 일족과 통일신라시대부터 명가의 전통을 이어왔다는 노씨 일족 간의 ‘가문 대결’로 치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종친표는 역대 선거에서 언제나 같은 씨족의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표밭이었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의 경우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어느 때보다 소리 높여 외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씨족인 전주 이씨는 한나라당 자체 집계에 따르면 해외교포를 포함해 총 5백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중 이번 대선 유권자만 1백70만∼1백8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종묘대제나 사직대제 등 문화재급 종친행사가 많다는 것은 이 후보의 홍보에 유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는 지난 97년 대선 출마 당시부터 종친표를 다져왔으며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지난 5년간 종친 행사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가 생일을 맞은 지난 6월2일에는 생일 잔칫상을 받는 대신 종친 행사인 종묘대제에 참석할 정도로 ‘지극정성’을 보여왔다.
이 후보는 종친회인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고문직도 맡고 있다. 이 후보측에선 종친회 관리를 같은 전주 이씨 종친인 이환의 부총재가 맡고 있다. 이 부총재는 올해로 5년째 종약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주 이씨 종친회는 각 시•도에 지부, 시•군•구에 분원을 두고 있는 상태다. 이회창 후보 후원조직을 관리해온 이흥주 특보 역시 전주 이씨로 종친표를 다지는 데 일조해왔다.
노무현 후보는 족보상으로 볼 때 노태우 전 대통령과 먼 친척뻘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교하 노씨이고 노 후보는 광주 노씨지만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 효성왕 때 ‘안녹산의 난’을 피해 중국에서 내려온 노수(盧穗)를 같은 시조로 한다는 것이다.
현재 노씨 종친회는 9개 본관 씨족이 합친 ‘노씨중앙종친회’로 운영중이다. 중앙종친회 노청기 편집국장은 전국의 노씨를 약 30만 명으로 추산한다. 종친회 모임에 비교적 자주 참가하는 종인은 대략 15만∼16만 명 정도라고 한다.
노씨종친회는 지난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고 한다. 종친회 관계자는 “노씨가 또 한번 대권을 잡을 기회가 왔다”며 조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 후보는 지난 98년부터 올해 초까지 3년5개월 동안 상임부회장을 맡았으며 마지막 7개월 동안은 회장 권한대행으로 일했다.
이회창 후보가 지난 97년 대선부터 전주 이씨 종친회에 공을 들여온 것 이상으로 노 후보 역시 선거판에서 전통적인 조직표 창구로 분류되는 종친회 조직 관리에 힘을 계속 쏟아온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후보 부인들에 비해 대외활동이 많지 않았던 노 후보 부인 권양숙씨도 그동안 노씨종친회 모임에는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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