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세트장 유치vs 대체부지 선정
도는 원주 반곡동 옛 종축장 부지 일부를 드라마 제작사에게 매각하려 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 도의회에 의해 옛 종축장 부지 매각이 부결되자 매각 규모를 의회 승인없이도 가능한 5000㎡ 이하인 4863㎡로 줄이고, 나머지 3만 329㎡의 부지는 최장 20년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옛 종축장 부지는 인근에 원주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 현재 인근 부지는 평당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오르자 매각과 대체부지 선정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것이다.
새누리당 원주권 도의원 6명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발가치가 높은 옛 종축장 부지 매각 절차를 중단하라”고 최문순 지사에게 요구한데 이어 부지 임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원주시가 도가 부지를 매각하기전에 임대계약을 먼저 맺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홍·박길선·원강수·이문희·이정동·최성재 의원은 “종축장 부지는 원주시 도심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요지로 꼽힌다”며 “유상 임대로 드라마세트장을 만들 수 있는데도 굳이 매각하려는 의도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도가 매각하려는 땅은 큰길과 접해있고 부지 입구에 해당, 나머지 부지 가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도유지의 이익 극대화 방안을 찾는 것이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도의원들의 매각 반대에 이어 관리권을 위임받은 원주시 마저 임대 반대에 나섬에 따라 드라마세트장 건립에 차질이 예상된다.
원주시는 도유지인 반곡동 옛 종축장 부지 8만 4126㎡를 지난 2001년 도로부터 관리권 위임을 받았다. 이 후 가축위생시험소 6370㎡와 원주소방서 1만 6082㎡ 부지로 일부를 제공하고 현재 나머지 부지를 나무은행과 주말농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옛 종축장 부지가 도유지라 매각 계약은 도가 직접 드라마 제작사와 체결하지만, 임대 계약은 관리권 위임을 받은 원주시가 담당하게 된다.
의회 안팎에서는 매각 추진이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원주 출신 구자열 도의원은 “이미 상임위 간담회를 거친 문제로 지사가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본다”는 입장이다.
또 강원도는 드라마단지 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부지 일부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방영예정인 ‘육룡이나르샤’를 비롯, 2017년까지 ‘대장금2’와 ‘아사달’ 등 3편의 대형사극 촬영이 예정돼 있는 만큼 한류와의 연계를 통한 문화 명소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덕수 도회계과장은 “드라마단지 사업업체는 영구시설 건립에 활용할 부지 매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라며 “미래가치를 고려해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역과 도민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도가 도의회 등의 반대로 부지 매각에 실패할 경우 임대 계약이 무의미해지는만큼 도가 부지를 매각하면 임대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원주시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가 옛 종축장 부지가 아니면 드라마세트장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임대 계약 후 매각작업이 틀어지면 임대계약을 해지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도의 부지 매각 상황에 맞춰 임대 계약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석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