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장군의 아들’은 누구

	▲ 왼쪽부터 김두한의 실제 사진, 김두한 역의 이대근, 박상민.

독립투사의 아들인 거지 소년이 종로 주먹패를 장악하고, 나아가 국회의원까지 되었다는 스토리는 언제 들어도 매력적이다. 덕분에 ‘협객 김두한’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반복되어왔다. 이야기가 영상화될 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캐스팅. 과연 누가 김두한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1970년대 처음 김두한의 일생이 영화화됐을 때 주인공으로 낙점된 배우는 바로 이대근이었다. 그는 <실록 김두한> <협객 김두한> <김두한> 등에서 계속 김두한 역으로 등장했다. 이대근의 이미지는 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처럼 ‘무식하고 힘 좋은’ 그대로다. 떡 벌어진 체격이 김두한과 닮아서 역을 맡게 됐는지도 모르지만, 그가 연기한 김두한은 일자무식이면서도 의리 있는 주먹 세계의 두목이었다.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배우는 박상민. 당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김두한 역을 따낸 박상민은 아직 뽀송뽀송한 피부의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학생이었다. 박상민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여러분이 절 모르시겠지만, 곧 좋은 배우로 나타날 박상민입니다” 라고 차분하면서도 강한 인상의 멘트를 남겼다.

몇 달 후 그는 김두한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 ‘대형 신인이 나타났다’며 충무로를 흥분시켰다. 그는 체격이나 외모 면에서도 실제 김두한과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평가받았다.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 <야인시대>의 김두한 역은 안재모가 청년 시절을, 김영철이 장년 시절을 맡게 됐다. 안재모의 날카로운 눈빛과 날렵한 액션은 또 한 사람의 김두한 신화를 탄생시키고 있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