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희 ‘살인미수’ 피소 사건 전말

	▲ 오미희

지난 주 연예가는 한 고소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만한 ‘살인미수’ 혐의가 그 내용이었고, 사건의 장본인은 방송인 오미희였다. 남편 강형철씨와는 지난 98년부터 이혼소송이 진행중이며, 오미희가 폭행혐의로 이미 강씨를 형사고소한 바 있다. 이처럼 민사와 형사소송이 동시에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강씨가 오씨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두 사람 사이의 엉킨 감정의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일이었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두 사람은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에 대해 각자가 다르게 ‘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씨가 ‘살인미수’라고 주장하는 당시 상황에 대한 오미희의 입장 또한 상반되고 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상황을 두 사람의 입을 통해 들어보았다.두 사람의 파경설이 구체적으로 나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초. 오미희가 처음 암 선고를 받고 자신이 진행중인 MBC라디오 <오미희의 가요응접실> 스태프들에게 그 사실을 알린 무렵이었다(당시 오미희는 유산 후유증으로 생긴 ‘임신성융모성종양’이라는 병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바 있다).

지난 97년 3월 당시 대학병원 전문의로 근무하던 강형철씨와 결혼한 오미희는 불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불화설의 주인공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두 사람이 별거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간에 소문으로만 돌던 ‘이혼설’의 내막이 알려졌다. 지난 98년 10월 오미희는 강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무려 5년째 지루한 법정공방을 계속해오고 있다. 지난 2000년 6월 고등법원으로 접수된 이후 지난 4일 2심에서 강씨의 항소가 기각된 상황. 한편 98년 5월 폭행혐의로 오씨에 의해 고소된 형사사건에 대해 이미 강씨는 일부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오씨는 ‘강씨로부터 수차례 걷어차이고 맞아 등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었다’는 이유로 강씨를 고발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씨가 지난 9일 ‘살인미수, 상습상해, 명예훼손, 위증, 무고’ 등의 혐의로 오씨에 대한 형사소송을 제기한 것. 강씨는 “가정파탄의 책임이 내게만 돌려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는 소송배경을 밝히면서, “고소장에 적시한 다섯 가지 혐의 내용에 대한 증거물과 증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고소사실을 접한 오미희는 묵묵히 방송을 마친 뒤 “모든 것을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일요신문>은 지난 12일 두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씨가 고소장에서 ‘살인미수’ 혐의의 이유로 밝힌 당시 상황과 양측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다.

먼저 강씨는 “지난 97년 11월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사 앞 도로에서 오미희가 직접 운전하던 차량으로 다섯 차례 들이받으려고 해 위협을 가했다”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이날 저녁 두 사람은 유산문제 등을 의논하기 위해 만났다고 한다. 이북5도청 근처 주차장 차안에 앉아 얘기를 나누던 중 두 사람은 다소 의견충돌을 보였고, 이어 강씨는 집으로 걸어가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는 것. (강씨는 또한 당시 오미희가 “유산에 동의하고 집소유권을 달라, 그렇지 않으면 이혼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 강형철

강씨는 오씨가 길을 따라 걸어가던 자신의 몸에 차가 닿을 만큼 가까이 차를 몰고 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놀란 강씨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으로 건너갔고, 오씨 역시 중앙선을 넘어 역행하며 자신을 뒤쫓아 왔다는 것. 또한 강씨는 “당시 상황을 목격한 경찰관을 증인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에 따르면 당시 경찰의 중재로 헤어진 뒤, 오씨가 다시 자신에게 차를 몰고 달려와 부딪쳐 넘어졌다고 한다. 또한 당시의 진단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씨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오씨는 “이같은 내용은 이미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된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며 “강씨의 주장은 억지이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이북5도청사 앞 상황’에 대해 “강씨가 내 일기장을 가지고 가 이를 받으러 차를 몰고 따라간 것”이라며, “강씨가 자신의 차에 받혀 쓰러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씨는 “당시 목격자인 경찰관의 진술서를 살펴본다면 오히려 강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오씨는 진술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강씨가 주장하는 ‘상습 상해’ 부분 역시 오씨 측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강씨는 “오씨가 자신의 손등과 가슴을 세 차례 물어뜯었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증명하는 사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씨는 “강씨에게 맞아 등뼈가 부러졌고, 사타구니를 채여 다리를 절기도 했다”며, “이미 폭행사실에 대해 유죄판결이 나온 상황에 강씨가 이같은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날 한시에 벌어진 상황에 대한 두 사람의 주장은 거의 공통점이 없을 만큼 대립적이다. 이들의 문제가 ‘부부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오씨와 강씨의 입장 모두 ‘객관적’이라고 섣불리 단정지을 수도 없는 상황. 뿐만 아니라 부부사이 문제는 당사자 외에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둘다 한 번의 결혼실패 후 만난 배우자였기에 오씨와 강씨는 또다시 이혼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 나름대로 노력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 이들의 결혼과 별거, 그리고 이혼 과정이 ‘희대의 사건’이라고 불릴 만큼 세인의 주목을 끄는 상황에서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일이다. 한편, 강씨의 고소장이 지난 9일 검찰에 접수된 뒤 사회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자, 검찰은 이 사건을 다른 사건보다 우선적으로 수사팀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