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전자가 공개한 ‘세탁기 파손 논란’ CCTV 분석영상 캡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윤승은) 심리로 13일 열린 조성진 사장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조 사장 등 피고인들은 지난해 9월 사건 발생 이후 LG전자가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을 부인하고 삼성 세탁기 자체 하자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400여 명의 기자들에게 배포해 기사화하도록 해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한 재판 관할권은 서울중앙지법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사장 측은 삼성 세탁기 파손 사건이 일어난 곳은 독일 베를린으로 해외이고, 자신들의 주소지는 지방과 서울 영등포구 등이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번 사건을 맡을 수 없다며 관할위반신청서를 지난 11일 법원에 제출했다.
또한 검찰은 기존 공소사실에서 가운데 허위 보도자료 배포 혐의(명예훼손)를 더 구체적으로 적시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해당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기자 중 서울중앙지법 관할지에 있는 일부 기자를 특정해 서울중앙지법 관할이라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가 “기자들이 기사를 쓴 장소도 이 사건의 행위지라는 것이냐”고 묻자 검찰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성진 사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 변경 내용을 다시 검토해 봐야겠지만, 명예훼손은 추상적인 범죄로 그 결과가 발생한 지역이 관할지가 될 수 없다”며 “검사의 말대로 이 사건의 행위가 인터넷에 기사를 작성한 것까지 미친다고 하면 관할지역이 지나치게 확대돼 관할 자체가 의미 없어지는 게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관할지 변경과 관련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서를 한 차례 더 받아 검토한 뒤 다음 공판준비기일에서 관할지를 변경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조성진 사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 아무개 상무는 지난해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기간 중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드럼세탁기 도어 연결부분(힌지)을 파손시킨 혐의로 지난 2월 15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홍보담당 전 아무개 전무는 언론에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