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래는 트라움하우스의 조감도. | ||
그리고 한 가지 더. 움직이는 곳마다 눈들이 따라다니는 그들은 유달리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쓴다. 따라서 대중들로부터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아지트’의 개념이 그들의 집엔 첨가돼 있다.
유명스타들의 집은 과연 얼마나 화려하고, 얼마나 은밀할까?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빌라 몇 곳을 엿보았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예인들은 외형이 특이한 집들을 선호한다고 한다. 직업상 개성과 성격이 톡톡 튀는 이들이 많은지라, 뭘 하나를 고르더라도 차별화된 것을 원하는 것 아닐까.
외관이 고급스럽고 밝은 느낌을 주는 서울 잠원동 오페라 하우스와 방배동 동산빌라, 방배힐 하우스를 대표적인 곳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방배동 동산빌라의 경우 정원이 잘 꾸며져 있는 데다 산 쪽에 가까이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집을 원하는 중장년층 연예인들이 선호한다.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여야 하는 것도 중요조건 중 하나. 서울 청담동, 삼성동 등 한강을 따라 고급아파트와 빌라가 즐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강에서 좀 떨어져 있더라도 고층인 경우에는 같은 이유로 선택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60∼80평 대의 오페라 하우스는 한강에 바로 붙어있지는 않지만 고층인 경우 한눈에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고급빌라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집들은 매물로 내놓았을 때 1순위로 거래된다”고 말했다. 이런 기본적인 취향은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연예인 이웃사촌도 많다.
대표적인 곳으로 청담동에 위치한 연세탑빌라에는 가수 이적 등 연예인 서너 명이 살고 있다. 이곳은 비교적 넓은 평수에도 혼자 살려는 이들이 주로 구입한다고. 56평형에 방 4개, 주방과 욕실 2개가 딸려 있고, 거실은 한강 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철저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는 것. 14층 짜리 건물에 1층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각 층에 한 세대씩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를 주차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곧바로 자신의 집으로 연결된다.
세대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단독주택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주변의 눈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이웃사촌끼리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한두 달에 한 번씩 반상회를 열어 주민간의 친목도모에 애를 쓴다고 한다.
젊은 가수들은 서울 중심가보다 일산 분당 등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HOT나 클릭B 등 매일 팬클럽을 몰고 다니는 가수들은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한적한 곳을 선택한다. 집 앞에 진을 치는 중고등학생들 때문에 때로 가수들은 먼 곳에 집을 얻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것.
사생활 노출에 민감하기로 유명한 배우 A의 경우 청담동에 있는 90평대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이곳엔 방 4개와 욕실 2개가 있다. 특히 주방과 욕실 시설이 뛰어나 주부들이 선호한다. 수납시설에 특히 신경을 썼고 월풀 욕조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며, 주방에는 가정부용의 ‘메이드룸’까지 마련돼 있다. 가격은 13억원 대에 이른다.
이처럼 연예인들은 수백 세대로 구성된 아파트보다는 한두 동으로 구성된 빌라를 선호한다. 그러나 주상복합건물의 붐과 함께 도곡동 타워팰리스, 서초동 가든스위트, 트라움하우스 등 초대형 고급빌라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들은 상류층 1%를 위한 고급주거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연예인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 등이 주로 거주한다. 분양면적이 보통 1백 평 이상, 기준시가는 10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많게는 30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연예인으로는 타워팰리스에는 박중훈과 박영규가 거주하고 있으며, 트라움하우스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이영현이 살고 있다. 초호화 빌라들은 대부분 거주자가 누구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경비원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형편.
연예인들은 보통 매니저 등 측근들을 통해 집을 사고 팔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에 살았는지, 어디로 이사갔는지 파악하기란 어렵다. 또한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 같은 하소연도 한다. “집을 팔려고 할 때나 사려고 할 때나 집안을 통 보기가 힘들다”는 것. 워낙 바쁜 그들인지라 직접 살집을 보러 다니는 일도 쉽지는 않은 일. 그래서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끼리는 직접 ‘거래’를 하기도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