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경찰서는 동의 없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고소당한 재벌 4세 박 사장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앞서 미인대회 출신으로 알려진 김 아무개 씨(여·31)는 남자친구 오 아무개 씨(49)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30억 원을 주지 않으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박 사장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김 씨는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찍고 지워주지 않았다”며 박 사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경찰 조사에서 “김 씨 동의하에 찍었다가 나중에 지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 사장이 당시 촬영에 사용했다며 증거로 제출한 디지털 카메라를 복원·분석한 결과 문제의 장면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김 씨 역시 지난주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가 불충분한데다 김 씨가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박 사장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부장판사 이헌숙) 심리로 열린 김 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 씨 측 변호인은 “4000만 원 받은 것은 나중에 돈이 입금된 뒤에 알게 됐다“며 ”30억 원을 달라고 협박한 사실은 처음에는 몰랐다“고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부인했다.
협박을 못 이긴 박 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4000만 원을 김 씨 등에게 보냈지만 협박이 계속되자 검찰에 고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