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후원금? 노태우 격려금?
[일요신문] 박철언 전 장관 비자금 의혹이 재 점화되면서 애초에 비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각종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들의 상납금’ 아니냐는 것이다. 박 전 장관의 최측근으로써 보좌관을 했던 김 아무개 씨는 비자금 의혹이 최초 제기됐던 2008년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0년대 후반 청와대 정책보좌관 겸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6공화국 핵심 실세로 통했던 박 전 장관에게 대기업들이 선거 때마다 수십억 원씩 정치자금을 지원했다. 대표적인 인사는 H 그룹 A 회장, D 그룹 B 회장, S 그룹 C 회장, L 그룹 D 회장 등이다”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일요신문>은 최근 김 씨를 다시 접촉해봤는데, 김 씨는 “이미 다 지난 일이고 정리된 일이다. 별다른 할 말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주장은 박 전 장관이 주도한 ‘월계수회’의 자금 아니냐는 것이다. 월계수회는 1987년 대선에서 승리해 월계관을 쓰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사조직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 당선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계수회를 이끈 박 전 장관은 순식간에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급부상했다. 박 전 장관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던 한 측근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월계수회에 정기적으로 상당한 격려금을 건넸다. 당시 운영비가 상당해서 이를 비자금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 측 한 인사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비자금 설만 횡행하고 있다.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는 측은 현재 형편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다”라고 반박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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