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최근 전례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스타마케팅에 도전한 한 인터넷패션쇼핑몰은 무려 10여 명에 이르는 스타급 연예인들을 내세우고 있다. 소유진 김사랑 박솔미 이태란 김유미 황보 려원 채정안 김현수 조앤 등 쟁쟁한 스타들을 한 쇼핑몰에서 만날 수 있는 것. 그렇다고 이 쇼핑몰이 거액의 모델료를 척척 지급할 수 있는 대기업도 아니다. 바로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쇼핑몰에 스타들의 개개인 상점 코너를 마련했는데 스타들이 직접 코디하고 착용한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별도의 계약금이 없는 대신 매출에 따른 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어서 모델료가 부담스러운 중소기업들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높아지면 연예인들에게 돌아가는 이익 배분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스타들이 평소에도 이곳에서 코디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 베이비복스(위), HOT | ||
베이비복스 멤버들이 직접 속옷을 디자인하고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향기를 입혀 각 멤버들의 이름을 딴 속옷을 내놓은 것. 단순히 모델 차원이 아니라 베이비복스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3년 계약기간 동안 3억원의 계약금 외에 순이익의 30%를 받는 조건이다.
업체 관계자는 “제품이 출시될 경우 연평균 6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베이비복스는 10∼20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여성그룹일 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인기가 높아 상품의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타마케팅이 언제나 성공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 분야에 10년 이상 몸담은 전문가 노아무개씨(43)는 “우리나라에서 ‘스타마케팅’으로 가장 성공한 케이스는 HOT”라며 “스타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타, 소비자, 상품개발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인기 그룹의 경우 HOT처럼 그룹의 이름을 내세워 패션잡화를 선보였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그 원인에 대해 노씨는 “인기 스타의 이름이나 그룹명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마케팅의 경우 그 타깃을 1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어린 층으로 잡아야 한다.
그 나이 이상의 소비자들은 스타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제품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OT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10대 초중반 학생들이 좋아하는 제품, 가령 재구매가 원활한 문구제품 등에 이들의 캐릭터나 브랜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 김래원 | ||
그밖에도 스타마케팅의 전략을 잘못 세웠을 때 제품의 인지도가 스타에 묻혀 오히려 스타만 빛을 보는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노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엔 이와 같은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PPL기법(상품을 영화나 드라마 속의 소품으로 등장시켜 간접 광고효과를 내는 기법)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방송 출연자들에게 의류를 협찬하는 방법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화제로 떠오른 MBC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남자주인공인 김래원에게 의상을 협찬한 한 의류업체는 요즘 최고의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정 업체의 의류임을 표시하지 않기 위해 상표가 나오는 부분은 가위로 자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오히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 취향에 맞아떨어지면서 이 업체는 3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스타들을 이용한 간접 마케팅의 경우 드라마나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진과 업체가 공동으로 기획할 정도로 이제는 보편화돼 있다. ‘주인공의 몇 %를 입힌다’거나 ‘얼마 동안 입힌다’거나 하는 등의 계약이 이루어진다.
범람하는 스타마케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스타성을 이용해 광고효과를 얻는 것은 좋지만 제품의 질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성공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