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폭마누라2> 촬영장에서 장쯔이와 신은경이 원진 무술 감독(왼쪽)의 연기지도를 받고 있다. | ||
할리우드에 ‘미녀삼총사’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들이 있다고 감히 외친다. <조폭마누라2>의 신은경, <청풍명월>의 김보경, 그리고 드라마 <다모>의 하지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미녀 여전사들은 여성특유의 아름답고 선 고운 액션을 펼치며 각자가 살고 있는 극중 세계에서 세상을 평정한다. 어느 누구도 ‘나를 무찌를 자 없다’고 호언장담하는데, 과연 이들이 가상대결을 펼친다면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2년 전 ‘조폭마누라’가 선보였던 화려한 필살기를 기억하는가. 양손에 쥔 ‘가위’의 양날과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던 살기는 등줄기를 서늘하게 할 정도였다. 신은경은 <조폭마누라> 속 ‘조폭마누라’ 은진 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이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었다.
신은경은 <조폭마누라2>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주특기인 ‘가위권법’은 이미 신은경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을 정도.
그녀의 무술지도를 맡았던 원진 무술감독은 “신은경의 액션연기는 국내 여배우 중 최고”라고 서슴없이 평했다. 원 감독은 <조폭마누라> 1편에서 신은경을 지도했던 ‘사부’. 원 감독은 “신은경은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라며 “여배우가 연기하는 액션의 색다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렇다면 신은경의 주특기인 가위권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신은경이 영화 속에서 무기로 사용하는 가위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종류다. 이 중 큰 가위는 상대방을 제압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신은경이 가위를 들고 포즈를 잡으면 그 앞에 선 웬만한 ‘조무래기’들은 그 시퍼런 서슬에 주눅들게 마련.
이 가위의 양날은 두 개로 분리돼 쌍검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상대의 기선을 제압한 다음엔 양손에 날 하나씩을 쥐고 베고, 던지고, 막는 등의 화려한 가위권법으로 맞선다.
반면 작은 가위는 단검처럼 ‘휙∼’하고 던져 급소를 찌를 때 사용한다. 신은경은 이 작은 가위를 한 손에 들고 장난을 치듯 마구 돌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바로 날려 버린다.
▲ <청풍명월>의 ‘여검사’ 시영 역의 김보경 | ||
영화 속 김보경의 쌍검은 색다른 무기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두 검을 붙여 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김보경은 바로 하나로 붙인 쌍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김보경 역시 원진 감독으로부터 ‘한수’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원 감독은 “쌍검을 양손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검을 항상 손에 쥐고 다니도록 해 마치 자신의 소지품처럼 여기도록 연습시켰다”고 설명했다.
김보경은 촬영 초반에는 검을 사용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고. 쌍검은 오른손과 왼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사용해야 하는데 양손잡이가 아닌 이상 맘처럼 움직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는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결국 그 한계를 이겨낼 수 있었다는 후문.
▲ MBC 미니시리즈 <다모>에서 조선시대 ‘여형사’ 채옥 역을 맡은 하지원 | ||
극중에서 하지원이 선보이는 무술은 검술과 리듬체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라고 한다. 이는 정두홍 무술감독과 전 국가대표 출신 체조선수 정은주씨가 머리를 맞대고 낸 아이디어. 때문에 하지원은 <색즉시공>에서 스포츠 에어로빅을 배운 데 이어 이번에는 리듬체조와 검술까지 익혀야 했다.
하지원은 요즘 칼을 빙빙빙 돌리면서 걸어다닐 정도의 내공을 쌓은 상태. 사용하는 무기는 장검으로 너비가 매우 좁은 펜싱용 칼처럼 만들어져 있다.
극중 채옥은 당대 최고의 무사들을 죄다 무찌르는 전무후무한 여검객인 만큼 검을 마치 자기 몸의 일부처럼 능숙하게 다룬다. 하지원의 매니저는 “감독이 무술실력에 대해 칭찬이 자자하다”며 “남자들과의 대결장면에서도 가끔은 지원이가 더 잘한다”고 실력을 자랑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여전사 3인방이 격돌한다면 최후의 승자를 점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무예 대결에선 무기의 길이가 긴 쪽이 유리하다는 게 무술계의 시각. 언뜻 쌍검을 봉처럼 쓸 수 있는 김보경이 우세할 듯도 하다. 하지만 내공과 초식 면에선 신은경과 하지원이 1인자를 다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