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달 31일 포항과 서울을 잇는 KTX 개통식에 이어 2일부터 KTX가 본격 운행되면서 포항의 새로운 관문 역할을 하게 된 KTX 포항역이 ‘철강도시’의 이미지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진촬영 등의 명소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포항시는 KTX 포항역사와 주변을 단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도시의 이미지로 자리 잡은 ‘철(鐵)’을 활용해 새로운 포항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목표 아래,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이강덕 시장은 “KTX 시대를 맞은 포항이 철강산업으로 대표되는 산업도시의 이미지에 문화를 덧입혀 문화창조도시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우리 포항이 가지고 있는 세계 유일의 문화콘텐츠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접목시켜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을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鐵)이 가지는 강함과 고래의 역동적인 모습을 형상화 한 KTX 포항역에 포항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활기찬 관문 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스틸조각 작품 4점을 설치했다.
이 작품들은 지난 3번에 걸쳐 열렸던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에 출품돼 시민과 관광객들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딱딱한 철(鐵)이 유머와 위트, 재미가 있는 친근한 예술작품으로 변모해, 포항시민은 물론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게 함으로써 KTX 포항역을 한층 친근감이 있는 포항의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김기춘 KTX 포항역장은 “국내에 많은 역사(驛舍)가 있지만, 지역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역사는 그리 흔치 않다.”면서 “포항역은 건물 자체가 철강도시임을 잘 보여주는데다 밝은 이미지의 스틸조각 작품들이 설치돼서 포항만의 차별화와 정체성을 잘 보여주면서 이용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설치된 작품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KTX 포항역 입구에 설치된 ‘인사하는 사람’(유영호 작가)으로 역(驛)을 찾는 이용객들에게 정중하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주요 분쟁지역의 경계에 설치돼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항시는 이 작품을 통해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정중한 배려와 친절한 포항시민의 마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나라 추상 조각의 거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문신 작가의 작품인 ‘하늘을 나는 꽃’은 철(鐵)이 가지고 있는 차갑고 딱딱함에서 벗어나 꽃으로 피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어 산업도시에서 문화창조도시로 융성한 꽃을 피우겠다는 포항시민의 의지와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강덕 시장은 “앞으로 KTX 포항역이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리고, 여기에 스토리텔링 요소를 더해서 KTX 개통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