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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인영씨 | ||
해외 스타들의 내한 때면 거의 빠짐없이 그들의 곁에서 통역을 담당했던 태씨는 올해로 10년째 이 일을 해왔다. 현재 EBS에서 <투데이스 매거진>의 진행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무려 8백여 명의 유명 외국 아티스트들을 ‘겪었던’ 태씨의 경험담을 통해 해외 스타들의 ‘진면목’을 들여다봤다.
태인영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내한일정 내내 곁을 지켰다. 사실 그는 이전까지만 해도 ‘브리트니보다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크리스티나를 직접 만났을 때 그녀의 타고난 가창력에 너무나 감탄했던 생생한 기억 때문이다.
당시 크리스티나가 한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이브 실력을 선보였는데 태씨와 진행자였던 배철수씨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태씨는 “그 작고 깡마른 몸에서 나오는 소리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였다”며 크리스티나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에 반해 브리트니에 대해서는 ‘만들어진 스타’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그러나 이번에 브리트니를 직접 만나본 뒤에는 앞으로 더욱 ‘대성할 스타’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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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트니 스피어스 | ||
태씨는 브리트니와 틈틈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브리트니는 기념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응해 주었다. 팬사인회에서 브리트니가 받은 한복 입은 인형에 대해 태씨는 “핸드메이드여서 무척 비싼 것”이라는 한마디를 덧붙였는데, 이 말을 듣고 보디가드가 다가와 ‘신주단지 모시듯’ 옮겨갔다고 한다.
지난해 내한공연을 한 머라이어 캐리는 어땠을까. 당시 머라이어는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소개되기도 했었다. 태씨에 따르면 머라이어는 “다이어트 콜라를 잔에 담되 입에 닿는 빨대 끝부분은 포장을 뜯지 말아달라”는 이색주문을 했었다고. “어디서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습기를 틀어달라”, “매일 깨끗한 타월 5장을 준비해 달라”는 식의 요구사항도 덧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문’은 비단 머라이어 캐리의 경우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단다. 국제적 스타들은 이 같은 내용을 매뉴얼로 만들어 해외투어시에 미리 요청하곤 한다고.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마이클 잭슨이 내한했을 때 태씨는 운 좋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직접 얘기를 나눠본 마이클 잭슨에 대해 태씨는 “아동 성추행 사건에 연루돼 있긴 하지만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인 것 같았다”고 평했다.
마이클 잭슨은 리허설에서도 본 공연과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백 명의 경찰이 동원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이들과 함께 ‘Heal The World’를 부를 때도 실제와 같은 정성을 기울였다고. “아이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 전해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글쎄 리허설에서도 눈물을 글썽이더라”는 게 태씨의 설명.
한편 태씨는 “솔직히 해외스타들의 내한공연에 게스트로 나왔던 몇몇 한국가수들에게 실망한 적이 많다”며 씁쓸한 경험담을 소개했다. 마이클 잭슨의 내한 공연 당시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했던 국내 A그룹 멤버들이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리허설에도 최선을 다하는 마이클과는 달리 “내일 그냥 립싱크로 가겠습니다”라는 통보와 함께 매우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단다.
지난 97년 리차드 막스의 내한 때는 일명 ‘귀고리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고. 당시만 해도 국내 방송사에서는 가수들의 ‘복장 검열’이 있었던 때. 그러나 리차드 막스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세 살 때 해주신 귀고리를 이제껏 단 한 번도 뺀 적이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을 난감해했다.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리차드 막스는 급기야 “혹시 나를 동성연애자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자 그는 흔쾌히 협조를 해주었다고.
97년 내한했던 스파이스 걸스는 한 쇼프로그램에서 고 박동진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는’ 코너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제작진이 ‘한복을 입어달라’는 주문을 해 멤버들이 세 시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고.
결국 이들의 ‘불가’ 입장으로 ‘한복 입은 스파이스 걸스’의 모습은 연출되지 못했고, 방송 뒤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는 멤버들 간에 한바탕 싸움까지 벌어졌단다. 태씨는 “당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결국 고국으로 돌아간 뒤 멤버가 탈퇴하더라”며 씁쓸한 에피소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