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로 2주택자 최고 71.5%·3주택 이상 82.5% 적용…거래 줄고 가격 상승 압력 커질 가능성

세 부담은 보유 주택 수와 양도 주택의 소재지에 따라 달라진다. 국세청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외의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세 중과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다. 3주택자가 서울 주택 1채와 지방 주택 2채를 갖고 있더라도 지방 소재 주택을 팔 때는 이번 중과 재개 영향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구조다.
세율만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돼 오래 보유한 주택일수록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예컨대 양도가액 25억 원, 취득가액 10억 원인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15년 보유한 뒤 팔 경우 양도차익은 15억 원이다. 기존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4억 5000만 원과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과세표준이 10억 4750만 원으로 낮아진다. 과표 10억 원 초과 시 적용되는 기본세율 45%와 누진공제 6594만원을 적용한 후 지방소득세 10%까지 계산하면 산출세액은 4억 3600만원이다.
그러나 5월 10일 이후에는 장특공제를 받을 수 없어 과세표준이 14억 9750만 원으로 오른다. 여기에 중과세율과 누진공제, 지방소득세를 적용하면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제 부담은 각각 약 10억 원, 약 11억 6000만 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중과 유예 전후 세액 차이만 30억~40억 원 수준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문에 5월 9일 이전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상당 부분 나왔지만 이제는 세 부담 때문에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거래되지 않고 남아 있던 매물도 상당수 회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물 회수와 가격 상승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유예 종료일인 5월 9일 6만 8495건에서 5월 11일 6만 5682건으로 이틀 만에 2813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이 5월 14일 발표한 5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올라 직전 주 0.1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구도 12주 만에 상승 전환했고 서울 25개 자치구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세 부담이 커진 매도자는 급히 팔기보다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매수자는 급매 소진 이후 높아진 가격과 대출 규제 부담을 동시에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호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현장에서는 거래를 하려면 늘어난 세금만큼 가격에 얹어 팔겠다는 매도자들이 적지 않다”며 “예전에는 10억 원의 차익에서 세금으로 3억 원가량을 냈다면 이제 7억 원 가까이 내야 하는 식이다. 이 경우 매도자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4억~5억 원가량 가격을 높여야 차익이 남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비거주 1주택자 매물까지 넓혀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있다. 5월 12일 이후 세입자가 있는 비거주 1주택자 주택을 사는 무주택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을 수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 효과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비거주 1주택은 대상자가 많아 시장 파급력은 클 수 있다”며 “시장이 구체적인 규제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즉각적인 매물 증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는 다주택자에 비해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매도 이후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부담으로 다시 집을 사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대표는 “보유세 부담이 적은데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 팔고 나면 대출이 안 나오거나 전세를 끼고 다시 사기도 어려운데 집값은 계속 오르기 때문에 안 팔 가능성이 높다”며 “나중에 거주 요건을 채우면 되는 만큼 이번 조치가 매물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에서는 고가 주택보다 15억 원 이하 서울·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 예고 이후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먼저 소진되면서 가격이 강세로 돌아섰고 전세난과 입주물량 부족이 겹친 영향이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중저가 주택은 상승 압력이 큰 시장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고가 주택은 보유세 증가로 계속 매각 압박이 이어질 수 있고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등이 늘어나 과거처럼 ‘똘똘한 한 채’ 매수세가 강하게 붙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