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장비를 운반하기 위해 동원된 세계 최대 헬기 MI-26의 모습. | ||
인천 앞바다의 무인도인 실미도에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제작팀이 겪어야했던 난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때가 맞아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인지라 촬영소품을 나르는 일만 해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영화 속 31명의 훈련병들은 실제로 스태프들 못지않은 ‘노동력’을 제공해야 했다.
특히 발전차와 같은 대형 촬영기자재가 문제였다. 무게가 수톤을 넘나드는 장비를 무인도까지 어떻게 운반할지가 가장 큰 고민.
헬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촬영팀은 여러 기관에 문의를 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고, 결국 세계에서 가장 큰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항공’의 협조를 얻을 수가 있었다고 한다.
▲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훈련장면. | ||
- 설경구 하마터면 익사할 뻔?
<실미도> 팀은 국내 방방곡곡을 다닌 것은 물론 특정 장면 촬영을 위해 지중해 말타, 뉴질랜드 등 해외도 누볐다. 바다 위에서 난사되는 총을 피하며 훈련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찾은 말타의 해상 세트장은 영화
수개월의 체력훈련으로 단련된 몸들이었으나 문제는 수영실력. 수영실력이 ‘짧은’ 설경구는 거의 익사할 뻔했던 ‘사고’를 겪기도 했단다. 다행히 현지 스태프들이 건져내는 바람에 큰 사고는 면했으나 바닷물을 엄청 먹어야만 했다고.
- 대본엔 ‘애국가’ 아닌 ‘인민군가’
<실미도>를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 하나는 ‘애국가’였다. 684부대원들이 드디어 출정을 앞두고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에서다. 가사는 ‘애국가’인데 멜로디는 ‘작별’(올드랭사인)이어서 의아했다는 관객들이 많다. 그런데 애초 이 장면은 북한 노래인 ‘인민군가’를 부르기로 돼 있었다고. 실제로도 당시 684부대원들은 침투 때를 대비해 애국가보다 ‘인민군가’를 더 많이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좀 더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해 촬영 중 ‘애국가’로 바꾸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영화 속에서처럼 ‘작별’의 멜로디에 애국가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했다는 게 제작팀의 설명.
- 휴대폰 기지국까지 만들었다
무인도인 실미도에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것도 제작팀에겐 커다란 문제였다. 오지 촬영인 경우 무전기를 챙길 만큼 영화촬영장에서 스태프 간의 긴밀한 연락은 필수 요건.
다행히도 한 이동통신회사에서 기지국을 설치해준 덕분에 촬영팀들은 원활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다만 타 이동통신회사의 휴대폰은 촬영기간 동안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이 기지국은 영화 촬영이 끝난 뒤 세트와 함께 철거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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