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지섭(왼쪽), 조인성 | ||
그런데 요즘 자신과 딱 맞는 배역을 맡아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소지섭 조인성 하지원 황신혜 등인데, 이들의 실제 모습과 드라마 속 모습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살펴보자.
인기 주말극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과묵한 성격의 ‘강인욱’ 역을 맡아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 소지섭. 그는 연예계에서 말 없고 내성적이기로 유명하다.
“(극중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것도 그렇고, 말수 적은 것도 실제 나와 똑같다. 왠지 내 생활이 온통 들켜버리는 기분이다.”
소지섭이 지난 1월20일 오전 SBS <좋은 아침> 스타스페셜 코너에 나와 고백한 말이다. “그냥 압구정동에 살 것 같고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남자로 봐주는 게 더 편하다”는 ‘조용한 남자’ 소지섭은 평소에도 “착하고 순박한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한다.
발리 러버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또다른 남자 조인성. 그는 막내 같고 귀티 나는 외모와 달리 가난의 아픔도 아는 맏형이다.
“고2 때까지만 해도 지하 전셋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조인성은 재벌 2세를 연기해서 좋은 점은 “비싼 자동차를 자주 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서울 천호동에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동네 호프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그는 “난 한번 사랑에 빠지면 ‘올인’ 하는 스타일이라 헤어나질 못한다. 그래서 당분간 여자친구를 안 사귈 생각이다”면서도 이상형을 묻는 말엔, “여자친구를 보호해주고 싶은 것이 남자의 심리다. 부잣집 딸 ‘영주’는 다가가기 힘들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귀기 힘들 것 같다. 내가 감싸줄 수 있는 ‘수정이’ 같은 여자가 좋을 듯하다”고 속내를 비쳤다.
▲ 하지원(왼쪽), 황신혜 | ||
타고난 재능만 믿고 안일하게 행동하는 다른 스타들과는 달리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꾀 부리는 법이 없다는 점. 그게 하지원의 큰 장점이자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괴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이수정과 닮은 점이다.
또 하나. 이수정은 아무리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꾸역꾸역 밥을 먹는다. 그게 더 사람의 마음을 미어지게 하는데, 실제 하지원도 잘 먹는다. 지난 1년 동안 하지원은 퓨전 사극 <다모>에 출연하면서 엄청나게 고생했다. 와이어 액션과 고난도 사극 연기를 하느라 연일 밤을 지새웠지만 피곤한 기색 한 번 내지 않았다.
여기엔 그만의 비법이 있었다. 잘 먹는 것. 가물치, 버섯, 장어 등 보양 음식을 고루 섞은 보약을 수시로 가방에서 꺼내 먹으며 버텼던 것이다.
아는 이들에게 “삽겹살에 소주 한잔 하실래요?”라며 웃음으로 인사하는 하지원의 모습은 영락없는 <발리에서 생긴 일>의 이수정이다.
요즘 황신혜는 ‘뜬 여자’다. MBC 수목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여태껏 선보이지 않았던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단숨에 거머쥐었다.
베드신 녹화 때 “누나에게 물어봐야지”라며 자신의 얼굴에 침을 튀며 NG를 연발하는 안재욱에게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건네고, “내 나이에 덮쳐주면 고맙지∼. 우리 엄마가 애 배어 오랬어”라며 ‘엽기적인 멘트’를 서슴없이 날리는 황신혜는, 분명 <천생연분>의 ‘황종희’와 구분이 가지 않는다.
황신혜는 1998년 세 살 연하인 박민서씨와 결혼해 여섯 살짜리 딸(지영)을 키우고 있다. 불혹의 나이를 잊고 일생일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황신혜.
“몇 년 전이면 못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애 낳고 나니까 대범해져서 뭐든지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스스로 변할 줄 아는 황신혜처럼 멋진 연기자가 많이 태어나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