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진그룹은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완전히 합병하거나, 정석기업을 투자와 사업부문으로 나눠 투자부문만 한진칼과 합병하는 안건을 검토해왔다.
부동산 관리사업을 해온 정석기업은 ㈜한진 지분 21.6%(259만 179주)를 보유하며 ‘한진칼→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한축을 맡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칼홀딩스와 항공운송사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며 지주회사 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한진그룹은 2년간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한진→한진칼→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를 ‘조양호 회장 일가→한진칼→정석기업·대한항공·㈜한진’의 수직구조로 변경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이 확정되면 정석기업이 보유한 ㈜한진 지분 21.6%가 한진칼로 넘어가며, 정석기업에서 ㈜한진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끊기게 된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증손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요건도 해결이 된다. ㈜한진이 한진칼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서면 기존 증손자회사 22개 역시 손자회사로 승격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면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7.95%도 처분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관련법에 따르면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는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한진그룹은 해당 지분을 오는 7월 안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조양호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 15.6%와 정석기업 지분 27.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순자산가액이 정석기업의 3배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합병 후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은 20%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