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의 현장 취재를 통해 기자는 수많은 여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특징은 실제로 여학생들의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상당하다는 사실이었다.
여학생들은 “연예인이 되면 돈을 잘 벌 수 있다” “내가 예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어볼 수 있다” 등의 이유로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길거리 캐스팅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정말 커다란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주저하는 이유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 홍대 부근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어 오디션까지 통과해 1년 전속계약을 맺고 모델이 될 기회가 있었다”면서 “거기서는 전속계약이 이뤄진 다음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책임진다고 했다. 다만 전속 계약을 위해 2백50만원이 필요했는데 이를 부모님이 반대했다”고 얘기했다. 아직까지 부모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는지 “그 정도 해주고 2백50만원이면 싼 돈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것 역시 일종의 아카데미로 실제 전속계약이 이뤄지면 오히려 본인이 조금이라도 계약금을 받아야 정상이다.
명동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이러한 아카데미를 통해 길거리에서 캐스팅된 뒤 오디션까지 받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여학생이 사무실을 찾아가 치른 오디션은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이 전부. 카메라 테스트 역시 사진 몇 장을 찍고 캠코더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별 내용 없는 오디션에 통과했지만 몇 달 가량을 다녀야 한다는 얘기에 결국 이 여학생은 연예인의 꿈을 접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제는 여학생들도 ‘돈을 요구하는 곳은 모두 사기’리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실제 상황에서는 온갖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여학생들이 상당수라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섭]
온라인 기사 ( 2024.12.13 1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