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배우로 손꼽히는 A양. 몇 년 전 은퇴를 선언한 뒤 모두가 그녀의 컴백을 강력히 바라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웬만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묘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그로 인해 생긴 일 한 가지.
그녀는 데뷔 초,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학창시절에 동거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그 루머를 추적하고 추적하던 여성지의 한 기자. 그는 그녀가 동거시절 살았던 동네 슈퍼마켓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바로 그녀가 동거하던 남자에게 무수히 맞고 살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기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A양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미 대스타로 커버린 그녀의 기사를 잘못 다뤘다간 괜히 큰 코를 다칠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그 기자는 A양과의 통화 이후 한동안 먹먹한 가슴을 잠재울 수 없었다.
“그래요, 그랬어요. 마음대로 하세요.” 착 가라앉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는 그녀가 가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린 나이에 모진 고초를 겪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올 정도였다. 결국 그는 특종이라면 특종일 수 있는 뉴스거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강한 카리스마와 스캔들에 대한 솔직 담대함이 특종을 터뜨리고 싶은 기자의 욕망을 잠재웠던 것이다.
자존심 세고 콧대 높기로 유명한 B양. 그녀는 어느 정도 정상 가도를 달린 뒤부턴 남자 걷어차기로 악명이 높다. 웬만큼 사귀어보다 아니다 싶으면 가차없이 걷어차기 일쑤였다. 그런 그녀가 “진실로 사랑했노라!” 해서 기자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몇 해 전까지 활동이 뜸하다 1~2년 전부터 각종 CF에 얼굴을 비치기 시작한 그녀를 두고 주위에선 설왕설래가 많았다. 뒤에서 봐주는 재벌이 있다, 그 재벌의 아이를 낳았다는 둥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그녀의 반응이 상상을 초월했다. “진실로 사랑했다!”며 당당하게 발표를 해버린 것. ‘진실로 사랑했다는데, 니들이 어쩔 거냐’로 나오면 그야말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남녀 간의 사적인 일이 되고, 거기에 ‘진실’과 ‘사랑’이 등장하는데, 누가 감히 딴소리를 내겠는가.
청순하고 가녀린 여배우의 대명사 C양. 그녀는 ‘히트 제조기’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출연한 드라마마다 모두 흥행에 성공해 동남아와 일본에서도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얼마전 꽤 센세이셔널한 사건과 거물급 정치인과의 스캔들과 연루돼 큰 곤욕을 치렀다. 그 당시 그녀는 기자들 앞에서 큰 눈망울을 깜빡이며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나에 대해 그런 기사를 쓸 수 있느냐면서.
그런 그녀의 고운 눈망울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보고 있노라면, 엄연히 뚜렷한 상황 증거들이 놓여 있다고 해도 깜박 속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진무구형’으로 나오는 배우 앞에선 기자들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것.
대형스타라는 말이 걸맞게 일약 국민배우가 돼버린 D양. 그녀는 얌전한 외모와 차분한 이미지로 많은 남성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러나 바깥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에 대한 소문은 매우 좋지 않다.
몇 해 전 꽤 잘생기고 터프한 남자배우와 열애설이 흘러나왔을 때 그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신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의 스태프들은, 그녀의 열애설을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왜냐하면 상대 남자배우가 유부남이었기 때문.
그 사실이 알려지면 드라마에 타격을 입을까봐 동분서주했던 스태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나 몰라라 하는 그녀를 보며 매우 야속해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