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일복 터졌네~

3월 말 한꺼번에 일자리 3곳 얻어

[일요신문] 윤용로 고문은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직을 수락한 지난 3월 상장사인 삼성생명과 LF의 사외이사로도 신규 선임됐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 13일 공시를 통해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고 알렸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18년 3월 13일까지다. 윤 고문은 삼성생명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그로부터 1주일 후인 3월 20일에는 LF가 윤용로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임기는 역시 3년 후인 2018년 3월 19일까지며 이 기간 동안 윤 고문은 LF의 감사위원으로 활동한다. 

윤 고문은 불과 1주일 사이에 코스피 상장사 2곳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법무법인 세종 고문직까지 포함하면 지난 3월 말 한꺼번에 3곳의 자리를 얻은 것. 윤 고문은 “사외이사직은 해당 기업에서 요청해와 받아들인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답변했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법무법인 변호사들도 기업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가 많다”며 “고문이 기업 사외이사 활동을 한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고 말했다. 

상법상 윤 고문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현행 상법상 상장사 2곳까지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있으며 법무법인은 변호사법에 근거하므로 비록 세 군데 직책을 한꺼번에 맡았다고 해서 위법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 다만 2개 기업 이상 사외이사를 겸직할 경우 독립성과 감시 기능이 떨어지면서 사외이사가 자칫 ‘거수기’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사외이사들의 겸직을 2곳으로 제한한 것 자체가 독립성과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2개 기업의 사외이사와 법무법인 고문까지, 세 군데 일을 한꺼번에 맡은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3개 직책을 얻으면서 윤 고문의 올해 연봉은 지난 2013년 외환은행장 시절 연봉에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고문은 지난 2013년 외환은행장으로서 급여 7억 5000만 원에 성과급 2억 9300만 원을 합해 모두 10억 43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이 감사위원에 지급한 보수는 1인당 1억 4700만 원이다. LF는 지난해 감사위원 1인당 1억 6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지난해 기준을 적용하면 윤 고문은 두 회사의 감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모두 2억 5000만 원가량의 보수를 받게 된다. 법무법인 고문직은 대형 로펌의 경우 적게는 5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까지 연봉이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윤 고문의 올해 연봉은 적어도 7억~8억 원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형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