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서울여대 학보사가 축제 기간 총학생회의 현수막 철거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실으려고 하자 학교 측이 이를 금지, 결국 백지 신문을 발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서울여대 학보사와 서울여대 측에 따르면 전날 발행 예정이었던 606호 학보 1면이 백지로 발행됐다. 서울여대 학보 창간 이래로 1면에 기사를 싣지 않고 내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서울여대 학보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1면 백지 발행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발행 예정이던 학보 1면에는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 현수막을 철거한 것을 비판하는 ‘서울여대 졸업생 143인의 성명서’ 전문이 실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성명서에는 총학생회의 무심하고 안일한 태도는 물론 학교 당국과 총장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박혜민 서울여대 학보사 편집국장은 “원래도 1면에 청소노동자 관련 기사를 실으려고 했으나 21일 졸업생 143인의 성명이 나오면서 이를 1면에 싣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여대 학보사 주간교수가 이를 막아서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학보사 관계자에 따르면 주간교수는 “졸업생 143명이 졸업생 전체를 대표하지 못해 여론이라고 보기 어렵고 학보사는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발행은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학보사 측은 명백한 ‘편집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학보사 측은 “졸업생 143명이 졸업생을 대표할 수가 있어서가 아니라 성명서 내용이 옳다고 판단해 싣고자 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편집권은 전적으로 편집국에 있고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인데 주간교수가 권리를 침해해 학보의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학내 축제인 ‘서랑제’ 개최를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이 내건 현수막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여대와 청소노조는 임금 문제를 두고 한 달 넘게 갈등을 빚어 왔으며 22일부터 학교와 용역업체, 노조가 대화를 진행 중이다.
논란 이후 서울여대 졸업생 143인은 성명을 내고 “더 나은 축제 환경을 조성한다며 청소노동자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철거한 총학생회의 처사를 비판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 등 54개 학생단체도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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