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측 가족 A씨]
이번 소송의 직접 당사자인 숙부 정씨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위암 선고를 받고 투병중인 상태였다. 취재 마지막 날까지도 부인은 “여전히 노여움을 풀 기세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장관이 직접 내려와서 싹싹 빌어야만이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반면 정 장관도 그동안 하느라고 했는데 정말 서운하다는 표정이다. 기자는 당사자인 정씨와 정 장관 양측의 입장을 각각 가장 잘 이해하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A씨와 B씨를 통해 보다 진전된 최근의 입장을 전해들었다.
─정씨가 조카를 상대로 이런 소송을 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솔직히 우리도 좀 당황스럽다. 이렇게까지 하실 줄은 미처 몰랐는데… 워낙에 고집이 대단하신 분이라….
─항간에는 조부 때부터 내려온 고향의 재산 분배에 따른 갈등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잘못 알려진 부분이다. 예전에는 제법 땅도 있었다지만 형님(정 장관 지칭)의 부친 대에 가서는 재산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빚만 남기고 돌아가셨다. 그래서 어르신(숙부)이나 형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러면 숙부 정씨가 가장 섭섭해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형님이 맏형으로서 집안을 보살펴주지 못한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국회의원 지내고 장관하고 있으면 크게 힘도 쓰고 사촌까지 포함해서 동생들도 다 뒤를 봐줄 수도 있다고 여기시는 듯하다. 반면 형님은 사실 좀 냉정한 면이 있다. 거기에 대해 우리들이 느끼는 다소 섭섭한 차원을 넘어서서 어르신은 괘씸한 마음까지 번지셨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리라고 보는가.
▲어르신이 그렇게 오래 사실 분이 아니다. 당신도 꽤나 속이 상하고 힘들어 하신다. 그러니까 이번에 재판정에도 안 나간 것 아니겠나. 형님께서 조만간 한번 내려오실 것으로 아는데, 대화로 잘 풀리리라 본다.
[정 장관 동생 B씨]
─정 장관의 입장은 어떤가.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 같은데
▲이런 가정사 문제가 불거지면 아무래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아직 이 문제로 형님과 직접적인 의논은 하지 않았지만, 심정은 나와 같을 것이다.
─숙부가 이렇게까지 나오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일년에 그래도 한두 번씩 형님이나 저희들이 전주에 찾아가서 뵙기도 하고, 때론 용서와 이해를 구하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잘 풀리지 않았다.
─숙부가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는 듯한데.
▲그렇다. 숙부께서 빚도 좀 있고. 그런데 우리들도 갑자기 돈이 생기는 형편이 아니지 않은가. 빚 문제만큼은 어떻게하든 저희들이 앞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당장에 썩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그러셨는지….
─재산 상속 문제에 대한 소문은 왜 나온 건가.
▲과거에 숙부께서 우리 형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 논 다섯 마지기 정도에 해당하는 본인 몫을 포기하겠다며 선의를 베푸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고마움은 사실 그동안 우리 형제들이 다 갚고도 남음이 있다.
─정 장관이 너무 집안 일에 무관심했거나 냉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집안 문제만큼은 상당한 엄격성이 요구되지 않는가. 하지만 그걸 옛날 분들은 또 이해하지 못하시고. 그런 데서 오는 세대차이였던 것 같다.
─달리 해결책을 찾고 있나.
▲내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숙부께서 몸도 안 좋으셔서 병원 입원을 계속 권유해도 말을 안 들으시는데. 형님께서 바깥일로 바쁘신 만큼 집안 일은 내가… 지금껏 하느라고 했지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조만간 전주에 내려가서 찾아 뵙고 잘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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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4 1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