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몰랐다” ,“우발적이었다” 모두 거짓말
▲ MBC <음악캠프>에 방송된 사고 장면. 임준선 기자 | ||
이날 사고는 전국민적 충격을 불러온 것은 물론 외신을 타고 해외로까지 전해진 전대미문의 방송사고였다. 이들의 처벌 수위를 놓고 여론과 네티즌들도 뜨거운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몇 가지 궁금증들을 추적해본다.
지난 7월30일 오후 4시 반 무렵. 갑자기 ‘럭스동영상’, ‘음캠방송사고’의 검색조회수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TV를 보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네티즌들 대다수는 “대체 럭스가 누구야”라는 호기심에 연이어 마우스를 클릭했다.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인터넷상에서 이들의 ‘성기노출 동영상’은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같은 시각, <뮤직캠프>의 생방송 현장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았다. 눈앞에서 생생히 문제 장면을 지켜본 방청객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여중생은 그때의 충격적인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럭스가 출연한 코너는 신인이나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소개하는 ‘이 노래 좋은가요’였다. 이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방청객들은 대부분 무심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여중생은 “그저 잡담을 나누거나 휴대폰을 문자를 주고받았다”면서 “그러다가 누군가 ‘야, 저기 좀 봐봐’라고 소리쳐서 무대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 여중생은 당시의 충격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친구들은 놀란 마음에 뒤돌아 울기도 했다. 백댄서로 서 있다가 뒤에서 춤을 추던 두 사람이 갑자기 바지를 벗고 무대를 뛰어다니자 스태프들 몇몇이 이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무대로 올라갔다.
전파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된 ‘성기노출사고’는 일순간 파문을 몰고 왔다. 사고를 저지른 당사자인 신아무개씨(27)와 오아무개씨(20)는 ‘럭스’와 친분이 있던 그룹 ‘카우치’의 멤버라고 한다. 럭스의 리더 원종희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어서 함께 무대에 오르자”고 제안했다고 털어놨다. 전대미문의 방송사고에 대해 제작진 또한 당황하긴 마찬가지였고, MBC측은 <음악캠프> 방송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 홍대앞 음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 ||
그러나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하던 이들의 대답은 사실이 아니었다. 심지어 생방송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거짓증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전에 주변 친구들에게 “생방에 나가 바지를 까고 난장을 치겠다”고 얘기한 사실이 밝혀진 것. 더불어 “공연 전에 둘이서 입을 맞춘 것은 사실이지만 지상파 방송에 대한 저항 같은 특별하고 거창한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생각 외로 그 파문이 커지자 자신들도 적잖이 당황했던 모양이다.
일관되게 이들과 공모한 적이 없다고 말하던 럭스의 리더 원종희씨에 대해 시청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두 사람이 일을 저지르고 있을 때 동료들이 캠코더로 이들과 관객들을 찍고 있었으며 보컬 원씨 또한 별다른 반응 없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무대에 섰던 한 동료는 먼저 “(원종희씨는) 카우치가 옷을 벗었을 때 움찔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도 너무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밝혔다. 또 방송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말리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원씨 또한 지난 4일 이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그저 ‘단순한’ 의도로 이와 같은 일을 벌인 것일까. ‘공중파 방송’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을 의도와, MBC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근거 없는 악성 루머까지 만들어내며 이번 사태를 부풀리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