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4일의 (주)오픈 소사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4자구도 때 지지율은 이회창 33.4%, 노무현 18.3%, 정몽준 22.5%, 권영길 후보 1.7%다. 비슷한 시기인 9월12일∼15일 사이에 실시된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선 이회창 36.3%, 노무현 22.5%, 정몽준 30.2%, 권영길 3.3%다. 그 외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4자구도 경우엔 이 후보가 오차범위 이상의 지지율차로 정 후보를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노 후보나 정 후보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 후보단일화는 상당히 어렵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16대는 이회창 대통령 시대인가. 가능성이 높긴 하나 아직 단정은 이르다. 이 후보 역시 유효득표율로 볼 때 ‘마의 38%’라는 저지선에 막혀 지지율 상승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꼭 지난 대선 때 김대중 후보의 지지율을 보는 것 같다.
당시 김 후보 또한 유효득표율로 볼 때 ‘마의 36%∼37%’선에 꽉 묶여 있었다. 그래서 김대중 후보는 김종필 후보와의 전격적인 ‘DJP연합’을 성사시켰고, JP의 충청표를 더해 40.3%라는 지지표를 얻어 38.7%를 받은 이회창 후보를 아슬아슬하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불과 39만 표의 차의 신승이었다. 당시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은 19.2%였다.
여기에 열쇠가 있다. 현재 여론조사상 1위 후보인 이 후보를 38%선에 묶어 놓고 3위 후보를 20% 미만으로만 떨어뜨리면 2위 후보가 대역전도 노려볼 만하다. 더구나 현재 이 후보는 과거 DJ와는 달리 연합할 만한 대권주자도 없어 보인다. 이런 추정이 가능한 것은 2위인 정 후보와 3위인 노 후보의 지지기반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다. 현재 두 후보는 20•30대 연령층과 상대적으로 진보세력, 그리고 호남권에서 지지기반이 겹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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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0월 말까지 누가 2위를 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현재 4자대결 때 노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율은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각각 12.0%, 20.1%, 30대에서 23.1%, 27.9%로, 지역별로도 호남은 20.9%, 14.8%로 나뉘어 있다. 이 후보와 정 후보의 양자 대결구도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20대에서 39.4%, 30대에서 42.5%이고 호남에서 45.3%다.
양자구도에서도 여전히 유보층의 비율이 20대에서 31.8%, 30대에 20.7%, 호남권에 41.6%나 남아있다. 이들은 판별분석 결과 이 후보쪽으로 가기는 힘든 표다. 워낙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큰 탓이다. 만약 2위와 3위의 구분이 확실해져 유권자들의 ‘사표(死票)방지심리’가 발동하게 되면, 2위 후보는 20대•30대층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호남권의 지지율은 거의 80∼90%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투표할 때 ‘누가 이회창을 이길 수 있는가’를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위 후보가 이 후보와 정면대결하지 못할 것도 없다. 단, 역전이 되려면 3위 후보를 지난 대선 때 이인제 후보가 받았던 득표율 이하로 추락시켜야 한다. 그러면 지난 대선 때 DJ가 받았던 것만큼의 표로 신승을 기대해 볼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양자구도여야만 이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단언키 힘들다. 왜냐하면 노 후보든 정 후보든 여권의 단일후보가 되는 순간 ‘DJ당 후보’라는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 한나라당은 노, 정 두 후보 모두를 DJ와 연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기보다는 차라리 3위 후보를 DJ와 민주당과 연결시켜 철저히 몰락시키고, ‘반창(反昌) 반DJ’의 유일후보로 기성정치권에 염증난 유권자들을 직접 설득하는 것이 보다 확실한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대역전이 가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정치인은 현재로선 정 후보다. 물론 그는 1위로 떠오를 수도 있지만 3위로 한 방에 밀릴 수도 있는 후보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17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며 ‘필사즉생’이라는 휘호를 남겼다. 그렇다면 그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일까. 결국 참신한 정치지도자를 바라는 민심을 어느정도 정확하게 읽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주)오픈 소사이어티 대표 김행
▲조사대상: 전국 20세 이상 유권자 1천 명
▲조사일시: 9월14일
▲조사방법: 전화조사
▲표본추출: 지역별 다단계 층화 후, 인구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추출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서 ±3.1%
▲조사기관: (주)오픈 소사이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