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VS 대선 ‘달달한 소주’ 독하게 붙었다
당시 무학 강민철 대표는 “최근의 주류시장은 소비자들의 개성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리큐르 신제품의 인기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와 같은 제품들이 일정한 규모의 시장을 따로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대선주조는 기존 인기 아이템인 시원블루를 베이스로 한 ‘시원블루 자몽’을 앞서 시범 출시한 ‘시원블루 로즈’와 함께 시장에 내놓았다고 지난 6월 8일 발표했다.
이날 대선주조 박진배 대표는 “자몽 자체에 대한 호응도도 높을뿐더러 타사에 비해 자몽과 레몬의 천연과즙을 2배 이상 넣고 벌꿀로 단맛을 살린 덕분에 많은 이들이 시원블루 자몽의 맛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복숭아 맛의 새로운 리큐르 제품도 개발해 출시시기를 논의 중이다. 시민들이 우수한 품질의 리큐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 홍보 마케팅뿐만 아니라 제품의 연구 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대선주조가 신제품 출시를 알린 그날 무학은 자몽이 첨가된 ‘좋은데이 스칼렛’을 추가로 출시하며 컬러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이와 같은 지역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러시는 롯데주류가 내놓은 ‘순하리 처음처럼’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상품이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부산과 경남에까지 확산되자 위기감을 느끼면서 적극적인 시장 수성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좋은데이’와 ‘예’ 등의 저도소주로 예전에 한 차례 대전을 치렀던 지역업체가 리큐르제품으로 또 다시 맞붙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예전과 다른 것은 당시에 비해 각 진영의 무기가 다변화됐다는 점이다.
시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단 최종 소비자들의 호응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평소 회식을 즐기는 직장인 A씨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 특히 최근 나온 과즙이 함유된 제품은 여성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공급자인 업주들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부산 연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제품 아이템이 한꺼번에 워낙 많아지다 보니 주문과 보관에 애로점이 많다. 고객들이 찾으니 구비하지 않을 수도 없고, 또 제때에 공급이 된다고 해도 창고와 냉장고에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지역업체들이 시장 사수 및 공세를 위해 신제품을 출시해놓고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승패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의 여부를 떠나 전체 소주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