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서울대에 가고 싶다
▲ 그룹‘LPG’. | ||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지면서 대학 축제 역시 가요계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 대학 축제 무대에 자주 서는 게 ‘인기의 척도’이고 어느 대학 축제에 갔는지 여부가 ‘스타의 파워’를 대신하고 있다. 이렇게 또 하나의 가요계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대학 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 대학 축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장윤정. | ||
“아무리 톱스타 가수일지라도 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대학생들은 4~5곡 가량의 노래를 불러주며 축제에 함께 동참해주는 가수를 원한다.”
한 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섭외 1순위는 해당 대학 재학생 내지는 졸업생 가수들이다. 명지대 총학 관계자 역시 “멤버 가운데 한 명이 재학생인 LPG의 무대가 이번 축제의 피크였다”고 얘기한다.
대학 축제의 가수 섭외를 담당하는 이벤트 회사 ‘광개토대왕’ 측 관계자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축제 시즌에 새 앨범이 나와 인기 절정인 이들이 섭외 1순위다. 올 가을 시즌에는 김종국과 MC몽이 최고 상한가였다”는 ‘광개토대왕’의 김선연씨는 “올해 서울지역 대학에서는 힙합이 대세였다. 반면 지방 대학에서는 아직 힙합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들이 주된 섭외 대상이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앞서 언급했듯이 가수가 얼마나 정성을 보이느냐 하는 여부다. 이는 지방대학 축제와 각종 지방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축제에서 기반을 닦아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장윤정 신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중파에 출연하지 못하던 무명 시절 장윤정은 지방 무대에 많이 섰다. 당시 지방대 학생들 사이에서 <어머나> 열풍이 대단했다”는 장윤정 매니저 전수진 실장은 “인기 가수들이 한두 곡만 부르고 돌아갈 때 장윤정은 네다섯 곡 이상의 노래를 부르며 정성을 다했다. 이런 모습을 좋게 본 지방 팬들을 통해 지금의 장윤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 MC몽(왼쪽)과 김종국. | ||
한편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가수가 모든 대학 축제 무대에 설 수는 없다. 따라서 가수들이 좋아하는 대학이 어딘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 “비교적 가수들이 대학 축제 무대를 반기는 것 같다. 스케줄이 겹쳐도 가능한 한 맞춰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접했다”는 ‘광개토대왕’의 김선연씨는 “다만 섭외가 겹치는 경우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데 이런 경우 명문대로 알려진 학교, 지방 역시 명문으로 손꼽히는 국공립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얘기한다.
LPG의 매니저인 강찬이 이사는 “가수 입장에서 대학 축제는 수익 부분보다는 홍보가 더 중요한 무대인만큼 가능한 한 불러주는 곳은 다 가려한다”며 “출연료는 여타 무대의 60~70% 가량에 불과하나 홍보 효과는 몇 백 배 이상”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 신인가수 매니저는 “서울대에서 불러주면 공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면 가수들이 대학 축제 무대에서 받는 출연료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이에 대해 매니저들은 A급 6백만원에서 신인급 3백만원 사이라고 한다. 대략 4백만~5백만원 가량이 평균가. 대학 축제에 나서는 가수들 가운데 70% 가량은 이벤트 회사가 가수 섭외를 대행하는 데 이 비용 역시 대학측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