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섭 기자의 연예편지 열세 번째
’이시영 성관계 동영상 루머‘는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행여나 사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않고 취재하는 것 역시 기자의 업무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시영 루머는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앞서 ‘신민섭 기자의 연예편지 열한 번째’ 편을 통해 그 이유를 자세히 밝혔습니다. 일반적인 루머 분석 기법을 통해 볼 때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추가적으로 사실 관계를 좀 더 살펴봤고 그 과정에서 매우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번에 나돈 루머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4년 전인 지난 2011년에도 동일한 루머가 나돌았었다고 합니다.
기자의 사실 확인 과정은 루머에 언급된 언론사들의 법조팀이 실제로 해당 취재를 진행했느냐 였습니다. 사실 이것은 확인이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모든 언론사는 기사화되기 이전까지 절대 취재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같은 언론사 내부에서도 다른 부서에선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해당 팀의 팀장에서 부서 데스크, 편집국장으로 이어지는 보고 라인을 통해서만 그 내용이 전달될 뿐입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행여 실제로 그런 취재를 진행했을 지라도 그 사실을 외부에 공개할 언론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스틸 컷
그렇다고 아예 취재를 중단할 수는 없어 일간지와 방송사 등 법조 출입 기자와 법조계 관계자들을 통해 해당 루머의 진위 여부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대부분 ‘말도 안 되는 내용의 악성 루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내용을 하나 파악했습니다. 해당 루머가 지금이 아닌 4년 전인 2011년에도 나돌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도 출처는 증권가 정보지, 소위 말하는 찌라시였습니다. 다만 지금과 다른 부분은 요즘처럼 그런 내용이 SNS를 통해 확산되지 않던 시절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해당 정보지를 본 일부만 그 내용을 알고 있었을 뿐이었고 그 루머는 연예계까지 확산되지도 않은 채 사그라졌습니다. 연예계까지 확산되지도 않은 루머였던 터라 일반 대중은 더욱 몰랐던 것이죠.
다만 당시에는 법조계에서 해당 루머가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던 모양입니다. 우선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내용, 그리고 유력 언론사들이 이를 취재 중이라는 내용 때문입니다. 사실 당시 법조 출입 기자들이 해당 루머에 신경을 쓴 까닭은 다른 매체에서 취재 중이라는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언론사에서는 특종 보도도 중요하지만 다른 매체가 중요한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를 놓치는 상황에 더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5개의 매체가 경쟁지인데 이 가운데 한 매체가 특종을 보도하면 다른 네 매체가 아쉬움을 표하는 선에서 마무리됩니다. 그렇지만 5개 매체 가운데 4개 매체에서 보도한 중요 기사를 한 매체만 놓쳤다면 해당 매체는 매우 곤란해집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이를 ‘물을 먹었다’고 표현합니다.
이로 인해 당시 법조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행여 ‘물을 먹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형성됐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취재 과정에서 금세 사실 무근임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매체 법조 팀이 그런 취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검찰 역시 관련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죠. 이로 인해 법조계에서 잠시 화제가 됐던 이시영 루머는 금세 사실무근으로 판명되며 잠잠해졌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연예인 관련 내용임에도 해당 루머가 연예계까지 확산되지도 못한 채 사그라진 것입니다.
일요신문 DB
2011년이면 이시영이 현 소속사가 아닌 전 소속사에 전속 계약돼 있던 시절입니다. 그렇다면 행여 전 소속사와 이시영의 관계가 좋지 않았거나, 전 소속사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 아닐까요? 물론 당시 법조 출입 기자들을 통해 어느 정도 사실 무근이라 정리된 루머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부분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시영은 전 소속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활동을 이어갔고 2012년 연말에 현 소속사로 소속사를 옮겼습니다.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 등은 전혀 없었고 전속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깔끔하게 관계가 정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시영의 전 소속사는 지금도 좋은 연예인들과 함께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당시 압수수색을 받거나 한 일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로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왜 지금 시점에서 4년 전 루머를 다시 되살려 놨느냐는 것 입니다. 되살리긴 쉬웠을 것입니다. 4년 전과 달리 요즘에는 그런 정보지에 실린 자극적인 내용이 SNS를 통해 쉽게 확산됩니다. 누군가 퍼트리기 시작하면 정말 순식간에 전 국민이 해당 루머를 다 알 정도입니다.
법조 관계자들은 요즘 나돌고 있는 이시영 동영상 루머의 내용이 4년 전 루머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내용을 추가하거나 편집하지도 않고 4년 전 루머를 마치 요즘 얘기인 양 확산시켰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시영 측은 이번 루머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특히 최초 유포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볼 땐 최초 유포자도 중요하지만 4년 전 루머를 지금 시점에 되살려 낸 유포자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과연 그가 왜 지금 시점에 다시 그 루머를 되살려 내 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이시영 씨를 힘겹게 만들었는지 밝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시 한 번 이시영 동영상 루머는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미 4년 전에 나돌았지만 금세 사실 무근으로 밝혀진 루머에 불과합니다. 그걸 누군가 4년 만에 다시 퍼트린 것이니 이젠 시점도 엄청나게 빗나간 사실 무근의 악성 루머가 돼 버렸습니다.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수사 기관의 수사 결과를 기다립니다. 또한 이시영 씨도 괜히 흔들리지 말고 지금 촬영 중인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