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얻어먹을 거냐” 조아저씨 구박
▲ DJ의 딸이라고 자처한 김아무개씨(오른쪽사진)는 조풍언씨(가운데) 부부가 “언제까지 얻어먹을 거냐”며 핀잔을 줬다고 주장했다. 왼쪽은 김홍일 의원. SBS-TV 촬영 | ||
“엄마가 죽고 나서 혼자 사니까 때리는 사람도 없고 동네방네 난리 치면서 생활비 타 오라는 사람 없어서 그건 편하다. 김 전 대통령이나 김홍일 의원에게 원망 같은 것 없다. 내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건 바로 엄마였다. 내가 누구의 딸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자신의 생모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원망이 담겨 있는 그녀의 이 한마디 말에 이 모녀의 35년 인생의 회한이 진하게 묻어난다.
김씨의 이모는 “동생은 집을 무척 싫어했다. 집이 가난해서였다”고 전했다. 김씨의 모친은 중학교를 졸업한 후 가출해 어릴 적부터 요리집에서 일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67~68년께 한 요리집의 단골이었던 DJ를 만나 연애를 하게 된 것이라는 게 김씨측의 설명이다.
김씨의 이모는 “우리 집안은 가난하긴 했지만 상당히 보수적이었고, 가족 모두 동생의 일을 창피해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동생 역시 집하고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고 덧붙였다. 김씨 역시 “엄마는 ‘만약 내가 잘못돼서 죽으면 넌 천애고아나 다름없다. 외가에서도 널 돌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자신은 명절날 외가에 가서도 늘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있다가 오곤 하는 왕따 신세였노라고 한탄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죽은 김씨의 모친은 자존심이 강하면서도 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씨 모친은 젊은 시절 결혼 얘기가 오간 남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딸을 가진 미혼모라는 사실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녀의 입장에서 볼 때는 딸 김씨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애증이 교차했던 탓일까. 그녀는 딸에게 어린 시절부터 무척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복종을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난 여섯 살 꼬마 때부터 엄마에 의해 거지 노릇을 했다. 엄마가 일러준 사람을 혼자 찾아가서 ‘생활비 주세요’ ‘아버지 만나게 해주세요’ ‘호적에 올려주세요’라고 구걸하듯 해서 돈을 받아오곤 했다”고 전했다. 대학 진학 역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아버지가 정치인이니까 정치학과로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일방적 강요에 따랐다는 것.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들이 DJ측에 의해 다소 구박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어릴 때 동교동에 찾아가면 DJ는 못 만나고 이희호 여사가 ‘다음부턴 찾아오지 마라’며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녀는 또 “조(풍언) 아저씨도 처음엔 좀 예의를 차리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를 너무 무시했다. 빵 가게라도 차려서 먹고 살 생각 않고 이렇게 얻어먹는다고 핀잔을 줘서 엄마가 ‘우리 무시하지 말라’며 크게 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최근에는 생활비를 보내오고 있는 조씨 아저씨 부인이 내게 ‘나이가 몇인데 일도 않고 생활비를 받을거냐. 마흔 살까지만 보내주고 안 보내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감명국, 천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