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도 안한 날것들 인터넷에 둥둥~
이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전직 에로배우의 안타까운 사연까지 들려오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미 오래 전에 에로업계를 떠나 평범하게 지내고 있던 A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에로비디오 제작사에 근무할 당시 A와 함께 작업했던 에로비디오의 무삭제본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더군요. 이미 그 회사가 문을 닫아 저 역시 어떻게 유출됐는지 알 수가 없어요.”
현재 모바일 성인콘텐츠 제작사에서 근무 중인 이 아무개 씨는 본래 에로비디오 제작업체에서 활동하던 인물이다. 그는 전직 에로배우 A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가슴이 아팠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인터넷에 무삭제 에로비디오가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가을부터. 최초의 무삭제 에로비디오는 C사가 2001년에 출시한 것으로 베드신에서 여배우의 음모와 ‘공사’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네티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C사 관계자는 “관리 부실로 촬영 소스가 사라진 에로비디오가 몇 편 된다”고 시인하며 “몇 차례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는데 그때 유출됐거나 사무실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분실된 게 아닌가 싶다”고 얘기했다.
이후 잠잠해진 무삭제 에로비디오가 대량 유출된 것은 비상식적인 ‘몰카’ 포르노로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한몸에 받은 불법성인 사이트 ‘아마텐닷컴’을 통해서였다. ‘아마텐닷컴’이 서비스한 수십 편의 무삭제 에로비디오가 인터넷 P2P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 ‘아마텐닷컴’을 통해 유출된 무삭제 에로비디오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여타 에로비디오와 달리 DVD급의 고화질이고, 베드신보다는 샤워나 자위행위 장면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무삭제인 만큼 음모는 물론이고 음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에로업계 관계자들은 “에로비디오는 장면에 따라 ‘베드신’과 ‘누드신’으로 구분되는데 베드신은 남자 배우와의 정사신이고 누드신은 샤워나 자위행위처럼 여배우 혼자서 촬영하는 장면”이라며 “베드신에선 공사를 하지만 누드신에서는 공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아마텐닷컴’에서 유출된 동영상은 에로비디오 촬영 소스에서 누드신만을 고화질로 재편집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로비디오 촬영에서 음모 노출은 곧 NG를 의미한다. 심의를 받기 위해 음모 노출 장면은 모두 편집해야 하기 때문. 따라서 에로비디오는 교묘히 음모를 가리는 게 중요한데 가장 흔한 방법이 손으로 음모를 가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에로비디오에는 손으로 음부를 가린 비정상적인 체위의 정사신이 유독 많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삭제 에로비디오 역시 여배우 대부분이 손으로 음부를 가리고 연기에 임한다. 그런데 문제는 카메라의 위치다. 여배우가 음부를 손으로 가린 채 연기하는 동안 카메라가 은밀히 아래쪽으로 옮겨가는 것. 결국 손으로 가려진 부위 밑으로 카메라가 옮겨가면 적나라한 음부가 비디오에 담기게 된다.
이 씨에 의하면 A는 에로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여배우였는데 주로 조연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런 조연배우들은 유명세를 얻지 못한 채 대부분 에로업계를 떠난다. A 역시 에로업계를 떠나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무삭제 비디오로 인해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무삭제 에로비디오가 유출된 것일까. 우선 가장 많은 무삭제 비디오를 유출한 ‘아마텐닷컴’의 경우 운영자가 에로비디오 업계 관계자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종류의 비디오가 서비스된 것으로 보아 에로비디오를 해외에 판매하는 브로커로 활동한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마텐닷컴’의 운영자는 이미 해외로 도피해 더 이상의 수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인터넷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무삭제 에로비디오는 50편을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는 J, C, E, K 등 에로업계에서 인기스타로 통하던 이들이 출연한 에로비디오도 눈에 띈다. 대부분 현재는 에로업계를 떠난 인물들이다. 이 가운데 한 명과 어렵게 전화통화가 이뤄졌는데 그 역시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에로업계에서 활동할 당시 포르노가 아닌 에로비디오에 출연하는 ‘배우’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무삭제 편집본이 돌아다닌다니 최소한의 자존심도 허물어진 기분”이라고 흥분했다.
또한 가수 성은의 무삭제 에로비디오도 돈다는 소문도 나돈 적이 있다. 성은(에로배우 시절 이름은 ‘유리’)을 에로업계 최고의 스타로 만든 <자유학원>의 ‘무삭제 메이킹필름’이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는 것. 하지만 확인 결과 문제의 동영상은 이미 출시된 에로비디오 <자유학원>이었다. 실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삭제 에로비디오 가운데 절반가량은 파일명만 ‘무삭제’인 일반 에로비디오들이다. 몇몇 네티즌이 다운로드 횟수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삭제’라는 명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무삭제 에로비디오가 범람하면서 여배우들이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지만 별다른 수사가 이뤄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제작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아 유출 경로를 파악하기 힘든 데다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