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J의 연예가 앞과뒤] 방송가 강타한 월드컵 열풍

중계팀 ‘독일행 엔트리’ 눈치작전

	▲ 방송사 제작진들도 독일 월드컵 중계팀에 들기 위해 눈치작전이 한창이라고 한다. 사진은 지난 2002년 월드컵 중계 모습.

드디어 시작이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02년 월드컵의 추억도 끝나고 학수 고대하던 독일월드컵이 드디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방송 3사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은 독일월드컵 특수를 맞아 각종 프로그램과 행사 준비로 여념이 없다. 게다가 2006년 봄 개편은 월드컵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월드컵이 끝나는 7월까지 전체 개편이 늦춰진 상태다. 이제 월드컵은 하나의 체육 행사를 넘어 방송계의 흐름까지도 좌지우지하는 대형 이벤트가 되었다.

월드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계 문제다. 각 방송사에서는 스타급 해설위원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인 끝에 이미 유명 해설위원의 영입을 마친 상태. 하지만 문제는 캐스터. 대부분 방송사별로 소위 ‘잘나가는’ 아나운서를 배치하여 월드컵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만약 2002년 정도의 성과를 올린다면 채널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무엇보다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 김성주 아나운서

최근 몇 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MBC는 히든카드로 김성주 아나운서를 전면적으로 배치했다. 하지만 그는 처음 월드컵 메인 캐스터 제의를 받고 망설였다고 한다. 현재 매일 아침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가 한 달 동안 독일행 비행기를 타는 것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는데 과연 잘 된 것이라 해야 할 지…? 그가 진행하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시청률 하락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 최근 종영 결정이 난 것이다. 결국 그는 이와 동시에 독일행을 확정지었다. 가까운 지인에 의하면 김성주 아나운서는 최근 나름대로의 ‘침체기’를 겪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이번 독일월드컵으로 방송 생활에 다시 활기를 찾고자 오늘도 회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2002년만 해도 월드컵기간이 가수들에게는 비수기였다. 하지만 상상 외의 성적으로 빅 이벤트들이 벌어지면 월드컵은 가수들에게 또 다른 성수기가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월드컵을 피해서 음반이나 방송 활동을 시작하는 가수들이 많았지만 올해엔 2006년 독일월드컵을 일부러 겨냥해서 활동을 시작하는 가수들이 늘어났을 정도다. 2002년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톱스타급이 아니었던 윤도현 밴드가 월드컵을 계기로 국민가수로 떠올랐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윤도현 밴드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던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 싸이(왼쪽), 정준호

가수 싸이는 이번 독일월드컵을 위해 ‘칼을 갈고’ 기다려 왔다. 그는 낮에는 공익요원으로 밤에는 녹음실로 종횡무진하면서 음반을 준비해 왔다. 뮤직비디오 역시 월드컵 응원전을 방불케 하는 대형 규모로 제작됐고 타이틀곡 역시 언제 어디서 들어도 활기가 넘치는 노래로 만들었다.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국민가수로 등극할 계획을 품고 있는 것.

가요계가 월드컵 특수로 성수기를 누리는 반면 연기자나 배우들은 장기 여행이나 잠시 휴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실 월드컵 중계가 시작되면 많은 드라마나 각종 오락프로그램은 편성이 늦춰지거나 재방송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영화배우 정준호의 경우엔 이번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몸만들기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히말라야 원정을 택한 그는 원정 이후 귀국해 개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제작진 역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몇몇 정규 프로그램은 중계 방송 편성으로 6월 한 달간 방송이 없어졌다. ‘널널’해진 많은 제작진들은 장기 해외 여행을 가거나 휴식기를 갖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부러워하지는 마시라~~ 대신 주머니는 텅텅 비어 있으니(작가나 피디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송이 끊기면 통장도 텅텅 빈다).

반대로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독일 현지에 중계팀으로 가는 제작진들은 현재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실 독일 현지에서 월드컵 중계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 독일 현지의 풍경 등 축구 중계를 제외한 일들이 많다. 한 방송사의 경우 독일 중계팀으로 제작진 9명이 간다는 소문이 퍼지자 삽시간에 치열한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비록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가지고 가지만 한 달간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 뜨거운 월드컵 현장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간이 유럽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누가 마다할쏘냐? 그래서일까? 후배들을 향한 선배들의 은근한 압력의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