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월드컵 당시 광화문 응원인파. 왼쪽은 손미나 아나운서. | ||
한 여자 연예인은 “부끄럽지만 2002년 월드컵 때 추태를 부렸다”며 웃음을 보였다. “월드컵을 응원하느라 혼란스러운 가운데 잘생긴 사람 옆에 가서 안아보고 팔짱도 끼어 보고 재미있었다”는 그는 “월드컵이기에 모두 이해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4년 전엔 연예인이 아니었던 몇몇 이들은 당시에 다니던 회사 사람들과 응원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 여배우는 “2002년엔 고3이어서 응원하러 못 간 것이 평생의 한인데 이번엔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세은은 당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직접 가서 독일전을 관람했다고 한다. 당시 붉은악마의 피켓 ‘꿈은 이루어진다’가 보이는 정면에 앉았던 그는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고. 그는 “이번 월드컵에는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출근 준비를 해서 나오겠다고 해 같이 응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전을 광주 경기장에서 직접 보았다는 최정윤은 “거친 입담으로 스페인 선수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하셨던 아저씨들 때문에 응원하면서도 좀 무서웠다”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2002 월드컵 때 거리응원을 하던 연예인들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실은 ‘들키지 않은’ 이들이 더욱 많았다고 한다. 한 매니저는 “배우들이 페이스페인팅, 보디페인팅을 하고 나가니 사람들이 얼굴을 못 알아봐서 더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태극기를 몸에 감아 배꼽티를 만들어 입고 다녔는데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는 한 여배우는 “당시에 찍힌 사진만 수십 장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MC 전제향은 당시 차량 번호가 2002번이었던 아버지 차를 끌고 나갔다가 번호판이 눈에 띄는 바람에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몇몇 사람은 아예 전제향이 타고 있는 차를 들었다 놓았다 했을 정도다.
개그맨 박희진은 압구정의 한 거리에서 선루프를 열고 생수통으로 차를 두드리며 가다가 반대편에서 연세 지긋하신 아저씨가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오는 걸 목격했다. 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교차하면서 하이파이브를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손미나 아나운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스페인전이 끝난 뒤 이어지는 생방송을 앞두고 ‘이길 경우와 질 경우’ 양쪽 모두에 대비해 멘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결국 경기에 이기고 기쁜 마음으로 멘트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는 그는 이번 독일 월드컵 방송에 대한 각오도 남다른 듯했다. 끝으로 이승연은 “앞으로 4년마다 계속 경기를 하게 될 텐데 조금은 차분하고 냉정한 상태로 월드컵을 지켜봤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