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의 발견 금순이의 변신 눈에 띄네
▲ 해모수 역의 허준호(왼쪽)와 소서노 역의 한혜진. MBC 드라마 <주몽>은 시청률 30%대를 넘고 순항 중이다. | ||
<주몽>은 극 초반을 이끈 중견연기자들이 큰 몫을 해주었다. 해모수 역의 허준호, 유화부인 오연수, 금와왕을 연기하고 있는 전광렬 등 <주몽>의 ‘1세대’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이 초반부 인기를 주도했다는 평이다.
특히 해모수 연기로 ‘허셀크로’라는 별명까지 얻은 허준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허준호는 7월 3일 방영분을 끝으로 극에서 하차하게 된다. 그런데 허준호는 해모수 역의 제의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극중 비중이 미미한 탓에 연기자로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역이었기 때문. 애초 4회분까지만 등장할 예정이었던 해모수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12회까지 등장하게 됐다.
한편 주인공 ‘주몽’을 연기하고 있는 송일국은 <주몽>의 섭외를 받을 즈음 타사에서 준비 중인 <연개소문>과 <대조영>에서도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역시 사극 장르인 SBS <연개소문>과 KBS <대조영> 모두 고구려 시대를 다루고 있다면 점에서 경쟁작이 될 것이 분명하다. 송일국이 그중 <주몽>을 선택하기까지엔 어머니 김을동의 조언의 힘이 컸다고 한다. 더구나 송일국은 <해신>의 ‘염장’ 역으로 큰 인기를 얻은 터라 ‘사극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염려스러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완규 작가는 “송일국 씨의 주변 분들은 또 사극을 맡는다는 점 때문에 만류를 많이 했지만 본인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선택해줘서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 주몽 역 송일국, 유화부인 역 오연수, 금와왕 역 전광렬. (왼쪽부터) | ||
‘소서노’를 연기하고 있는 한혜진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한혜진은 그간 주로 조연급 배우로 인식돼 오다 지난해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의 인기를 통해 주가가 급상승한 배우다. 그만큼 그에겐 ‘금순이’라는 캐릭터가 ‘꼬리표’로 작용하기도 했다. 본인 역시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금순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한혜진은 “<굳세어라 금순아>에 출연한 이후 들어온 작품이 대부분 금순이와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였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굳세어라 금순아>에 출연하면서도 다음 작품으로 사극을 해보고 싶었다는 한혜진은 특히 ‘고구려 최초의 국모이자 여걸’인 소서노라는 캐릭터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최완규 작가는 한혜진에 대해 “본인이 과감하게 사극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개인적으로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큰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주몽 포스터. | ||
한편 <주몽>의 인기와 더불어 역사왜곡 논란도 뜨겁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해모수가 고조선 유민으로 설정된 상황과 실제로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해모수와 금와왕이 절친한 친구 사이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완규 작가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는 리얼리티를 기초로 한 상상력의 결과일 뿐”이라며 “주몽이 고구려의 시조라는 역사적 인식은 있으나 설화 속의 인물이라는 성격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의 역사사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증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제작진의 선택은 현실성이 부족한 신화와는 달리 상상력을 토대로 개연성을 살려내는 것. 최완규 작가는 일례로 주몽이 살았던 시대에는 종이가 개발되기 전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최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고려한다면 세트에 종이를 사용할 수 없으나 지금 세트장에는 방마다 창호지가 붙어있다. 그런 부분들은 알면서도 저지르게 되는 오류인 셈이니까 감안을 하고 드라마로서 재미있게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청자들 사이에선 <주몽>의 기획의도에 대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방송 3사에서 잇따라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이에 대해 최완규 작가는 한 “시청자들이 그 시대 배경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