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그들만의 얘기” 이런 편견만 버리면 ‘딱 좋아’
@ 영화 정보
24만 9372명.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의한 영화 <소셜포비아>의 극장 개봉 흥행 성적이다. 독립영화라는 한계를 놓고 볼 때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흥행력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잘 모르는 그들만의 얘기를 다룬 영화라는 편견만 버린다면 매우 좋은 영화인데, 몇 가지 장벽이 편견의 장벽이 되고 말았다.
우선 독립영화라는 점.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영화라는 이유로 멈칫거리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흥행성도 충분하다. 요즘 미스터리를 표방한 한국 영화 가운데에선 손에 꼽히게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톱스타들이 즐비하게 나오고 영화 정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엄청나게 홍보를 한 상업영화임에도 관람한 뒤 후회하는 경우가 잦은 데 반해 이 영화는 충분히 흥미진진하게 볼 만하다.
두 번째는 제목부터 <소셜포비아>인 데다 줄거리를 보면 ‘현피’라는 잘 모르는 단어가 등장한다. 영화의 또 다른 장벽이다.
우선 제목인 ‘소셜포비아’는 ‘사회 공포증’을 의미한다. 사전적인 의미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이 영화에선 사회 공포증보단 SNS 공포증으로 해석하는 게 더 정확해 보인다. 다음은 ‘현피’다. 영화 홍보사에선 현피를 ‘현실’의 앞글자인 ‘현’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로 웹상에서 벌어진 분쟁의 당사자들이 실제로 만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라고 설명한다.
영화 <소셜포비아>는 현피를 기점으로 다양한 웹 세계의 용어로 우리가 살아가는 요즘 사회를 그리고 있다. 현피를 위해 오프라인에선 서로 모르던 이들이 만나게 되고 그들의 현피는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된다. 그렇지만 이들이 만난 현피 대상은 자살한 상태였다. 당연히 현피에 나선 이들은 악플로 자살을 조장한 셈이 됐다. 현피에 참가한 이들은 네티즌에 의해 ‘신상털기’를 당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현피 과정에서 발견한 사체가 자살이 아닌 타살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제 범인을 찾기 위해 나선다. 이 과정에선 자살에 의문을 표하며 진실을 밝히자는 카페 개설로 이어진다.
이런 다양한 신조어와 온라인과 SNS의 개념이 탄탄한 짜임새로 얽혀 있는 영화가 바로 <소셜포비아>다. 영화는 이런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해 ‘악플에 인한 자살과 그 뒤에 숨겨진 타살 의혹’을 그리고 있다.
참고로 변요한은 <미생>으로 뜨기 전에 이미 이 영화의 촬영을 마쳤다. 변요한이 벼락스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셜포비아>를 본다면 그가 이미 <미생> 이전부터 독립영화계 최고의 스타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초이스 기준 :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추리물을 찾는다면 클릭
SNS를 중심으로 요즘 웹의 세상을 잘 모르는 이들일지라도 그들이 오프라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는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선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그렇지만 잘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영화다. 또한 한 사람의 죽음을 둘러싼 추리 영화로서도 좋은 평가가 가능한 영화다.
@ 추천 다운로드 가격 : 8000원
극장 동시 개봉작이 아닌 경우 최신 영화의 다운로드 가격은 보통 4000원이다. <소셜포비아>는 그 4000원의 값어치는 분명히 하는 영화다. 게다가 색다른 용어와 소재지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영화라는 부분에서 4000원의 추가 가격을 책정해 8000원을 다운로드 추천 가격으로 정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