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가씨, 금순이, 다음은… 나!
▲ MBC 새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의 주인공으로 열연하고 있는 조여정. 제2의 금순이를 꿈꾸는 그는 이번 드라마가 자신의 대표작이 되었으면 좋겠단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당시 한 편의 CF를 통해 생각지 못한 홍보효과를 누리던 조여정에겐 수많은 드라마 출연 제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이를 거절한 채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며 기본기를 다지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브라운관을 떠나 있던 조여정이 마침내 돌아왔다. 공인된 ‘스타의 산실’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조기 종영’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르는 ‘MBC 일일드라마의 여자 주인공’ 자리가 이번에는 조여정에게 돌아간 것. 새 MBC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에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는 조여정을 만났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던 지난 8월 3일 MBC 뒤뜰 분수대에서 조여정과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20여 분 동안 진행된 야외 사진 촬영. 무거운 카메라를 든 사진기자가 가장 먼저 땀에 젖었고 주위에 있던 기자와 매니저 역시 금세 더위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가장 힘든 사람은 다름아닌 조여정. 조금이라도 땀이 나면 메이크업이 번질 수 있어 더워도 더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환한 미소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요즘은 스튜디오 녹화가 있는 날을 제외하곤 매일 땡볕 아래서 야외 촬영을 해 이 정도는 너끈해요. 초반에는 쉴 새 없이 오는 비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더워서 큰일이에요. 무거운 장비를 들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스태프들이 특히 고생이죠.”
“하루 세 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강행군이에요. 이동할 때마다 잠을 잔다기보단 ‘기절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예요. ‘선주’(조여정의 극중 배역)가 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촬영 때마다 정말로 깜빡 잠이 들어 NG가 나곤 해요. 제가 틈만 나면 잘 조는 편이거든요.”
‘레저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조여정은 평소 여름이면 웨이크보드를 비롯한 다양한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겨왔다. 예년 같으면 시원한 강물을 가르며 여름을 보내고 있었겠지만 올해는 땡볕 아래서 무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9시 메인 뉴스 시청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일일드라마에 대한 MBC의 관심과 기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대박 난 <굳세어라 금순아>는 종방연에 MBC 사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최고의 대접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맨발의 청춘>은 조기종영됐다.
아직 <얼마나 좋길래>는 시청률 경쟁에서 KBS <열아홉 순정>에 크게 밀리고 있다. 그만큼 주연 배우인 조여정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너무 바빠서 부담을 느낄 틈도 없다”고 말하지만 이번 드라마에 대한 뜨거운 애정으로 부담감을 대신 표현한다.
“선주는 푼수끼 다분하고 철없는 아이지만 힘겹게 사랑을 일궈가며 조금씩 진정한 여자로 거듭나고 있어요. 그런 모습이 제게 딱 들어맞는 거 같아요. 예전 작품들에선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주로 보여드렸는데 이번 드라마부턴 조금씩 진정한 여자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분명 이번 드라마가 조여정에겐 좋은 기회다. <인어아가씨>의 장서희를 필두로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이영아 등이 MBC 일일드라마를 거치며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 오랜 기간 연기 활동을 지속해온 조여정 역시 아직까진 가능성만 주목받는 숨은 보석이다.
이런 까닭에 조여정 역시 “이번 드라마가 ‘조여정’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얘기한다. 그의 뜻대로 된다면 이번 드라마가 조여정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여정에겐 바로 지금이 생애 최고의 순간일지도. 부디 더위를 녹일 만한 열정과 연기로 그 꿈에 한 발 다가서기를 기대해 본다.
신민섭 기자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