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KDB산업은행과 12.5%를 보유한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대우조선해양이 최소 2조 원대의 부실을 숨겼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 측은 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반영하지 않았던 손실을 반영할 경우 오는 2분기 영업손실이 최대 3조 원까지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손실을 내는 해외 자회사들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3조 2495억 원의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내고,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1분기 3625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711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국내 조선업계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유독 대우조선해양만 좋은 결과를 거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시선이 엇갈렸다.
실제 정성립 사장도 지난달 25일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상당히 많은 적자를 발표했는데 대우조선해양만 잘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상당히 많다”며 “대우조선해양도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양 쪽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는 건 실사 과정에서 파악했다. 결과가 나오면 2분기 실적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조 원대 손실을 숨겼다는 의혹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해양플랜트사업 등은 장기 프로젝트라서 공사 진행 중에도 공사 추가 및 계약 변경이 수시로 이뤄진다”며 “이를 정확히 집계하기 애매해 반영을 미뤘던 것이지 일부러 은폐하기 위해 숨긴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