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수십억 건진 ‘별’도 여럿
▲ 성인오락기에서 쓰는 코인과 칩.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연예계로 ‘바다이야기’ 관련 불똥을 확산시킨 이들의 행태를 살펴보도록 한다.
연예인이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게임을 다루는 성인 오락실에 관여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지분 투자다. 대부분의 연예인은 연예계 활동 외의 다양한 영역에서 부업 또는 재테크를 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영역의 어두운 구석에 성인 오락실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성인 오락실의 경우 상가를 얻어 업소를 운영하는 사장을 중심으로 여러 명의 투자자가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게임기 수십 대가 구비된 성인 오락실에 몇몇 투자자가 게임기 10~20대 정도씩 지분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게임기는 대당 구입가가 평균 500만여 원으로 인기 있는 게임은 값이 더 올라간다. ‘바다이야기’의 경우 평균 700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됐을 정도다. 따라서 20대의 게임기 지분 투자는 곧 1억 원에서 2억 원 사이의 금액 투자를 의미한다.
이런 투자자 가운데 연예인도 여러 명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대부분의 연예인이 부업에 본인의 유명세를 활용하는 데 반해 성인 오락실 지분 투자는 비밀리에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연예인 아무개가 지분 투자한 성인 오락실’이라는 얘기가 손님 몰이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는 데다 연예인 본인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여러 명의 성인 오락실 업주들을 만나 관련 연예인에 대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이름은 중견 가수 A의 부인이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성인 오락실 지분 투자를 시작해 최근 문제가 된 ‘바다이야기’ 관련 업소에도 발을 담근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사업 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A의 부인은 평소에도 남편을 대신해 수입 관리 및 재테크를 도맡아왔다. 지분 투자는 남편을 통해 알게 된 성인 오락실 관계자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십 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 탤런트 정욱 | ||
탤런트 C 역시 ‘바다이야기’ 관련 성인 오락실에 지분을 투자했다. A의 부인과 B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성인 오락실에 지분을 투자해왔던 데 반해 C가 지분 투자를 시작한 것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큰돈은 벌지 못했고 투자금 정도만 회수한 상황에서 이번 바다이야기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성인 오락실 관계자는 “평소 C와 잘 알고 지내는데 행여나 자신이 투자했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걱정이 많다”고 확인해 주었다.
현재 검찰 수사가 단순 지분 투자자까지 확대될 분위기는 아니다. 따라서 이들이 검찰 조사를 받아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정부의 정책적 실수일 뿐 업주나 투자자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키판 조작 등의 불법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정부에서 허가한 게임기로 정당하게 사업했을 뿐인데 왜 여기에 투자한 연예인까지 불안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다.
한편 사행성 게임기 개발 업체에 관여한 연예인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유사수신행위 법률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탤런트 정욱은 성인 게임 개발에 직접 관여해왔다. 그가 운영한 (주)뉴클레온의에서 직접 성인 오락기를 제작한 것.
결정적 혐의가 된 1000억 원대의 투자금 역시 성인 오락기 사업 투자 설명회를 통해 확보하는 바람에 물의를 빚었다.
또한 방송인 D는 몇 년 전 한 게임 개발 벤처 기업에서 홍보 대사로 활동해 스톡옵션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그 벤처 기업은 4~5년 전 성인 게임업계를 주름잡던 업체로 ‘바다이야기’를 개발한 에이원비즈 차용관 대표와 판매사 지코프라임 최준원 대표가 그 회사 출신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