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이 기획한 ‘세계청년축제’ 지구촌 청년들 열광
세계청년축제 청년난장 장면. <광주시 제공>
[일요신문] 경기장에서 선의의 경쟁이 펼쳐졌다면, 경기장 밖에선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화합과 우정의 한마당이 펼쳐졌다
광주하계U대회가 열린 지난 12일 동안 광주는 도시 전체가 무대였다. 굳이 극장이나 공연장을 찾지 않더라도 발길 닿는 곳이 공연장이고, 전시관이었다. 세계 청년들을 문화로 한 데 묶은 더없이 풍성하고 행복한 광주였다.
단순한 스포츠 대회의 한계를 뛰어넘어 젊은이들이 광주라는 무대에서 우정을 쌓고 추억을 만드는 것, 더불어 광주도 외로운 섬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는 ‘열린 광주’로 가겠다는 당찬 의지도 유감없이 내보였다.
대회기간 광주는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선수촌, 각 경기장에서 다양한 문화축제가 펼쳐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 ‘2015 세계청년축제’다.
‘괜찮은 청년들, 7월 광주로 가자!’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 축제는 △흥분해도 괜찮아(공연행사) △막 놀아도 괜찮아(전시·체험행사) △돈 없어도 괜찮아(청년마켓) △말 걸어도 괜찮아(강연행사) △지쳤어도 괜찮아(캠핑·해변) 등 5개 섹션으로 열렸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모여 청년의 눈높이에서 축제를 직접 구상하고 실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청년축제 현장을 찾은 외국 선수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너무 좋다”는 반응이었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면서 큰 호평을 받았다.
청년들은 이 곳에서 스펙 쌓기와 취업경쟁의 부담을 내려놓고 함께 내일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질 필요도, 애써 어른스러울 필요도 없이 그저 딱 청년의 모습으로 한바탕 신명나는 자리를 꾸렸다.
태권도 체험인 ‘부셔라’, 포토존, 각종 전시·체험, 케릭터존 등 부스마다 젊음으로 넘쳐 흘렀다. 기왓장을 깨뜨리며 사회 편견과 불합리, 취업 스트레스를 날렸고 양궁 체험을 하며 한 순간이나마 근심·걱정을 잊고 과녁에 집중했다.
함께 어깨 걸고 사진을 찍거나 신나는 공연에 몸을 맡기며 부담을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삼삼오오 길바닥에 주저앉아 현실과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화전당 북쪽 끝에서는 도심캠핑이 진행돼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낭만과 ‘쉼표’를 선물했다.
금남로에선 물총을 쏘며 스트레스를 날렸고, 싸이와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말춤을 추면서 지구촌 청년들은 하나가 됐다.
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서는 신명나는 청년난장페스티벌이 열려 청년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뮤지션들의 열정적인 공연과 그들과 하나 되며 몸을 흔드는 청춘들이 한 데 어우러졌다.
특히 무대를 갈망하는 전국의 젊은 음악인들에게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마련된 ‘숨은 보석을 찾아라’에는 총 47개팀이 실력을 뽐냈다.
이번 광주U대회에 칠레 탁구대표로 참가한 마르셀로 페르난데스(23)는 “광주를 알기위해 금남로를 찾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 거대한 ‘축제의 도시’에서 마음껏 즐기겠다”고 말했다.
어학 강사로 캐나다에서 온 댄(26)은 “문화전당 앞과 금남로의 분위기가 생동감이 넘쳐 좋다”며 V자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2015년 7월 금남로는 영락없는 지구촌 청년들의 해방구였다.
선수촌 내 국기광장에서는 매일 DJ파티, 콘서트 등의 문화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등이 열렸으며, 하루 2000여명 이상이 참여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대회기간 내내 선수촌과 유니버시아드파크, 염주체육관, 광주국제양궁장, 김대중컨벤션센터, 챔피언스필드 등 7개 공연장에서 모두 164회의 각종 공연이 펼쳐져 광주를 찾은 손님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도시 광주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