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고물’ 싸움 붙여 ‘잔칫상’ 받아먹기도
스타들의 결혼 소식만큼 언론과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일도 드물지 않나 싶다. 리포터들에겐 참으로 어려운 취재 현장 가운데 하나지만 그들의 화려함만큼이나 볼거리도 많은 게 스타의 결혼식이다. 핑크빛 러브하우스를 꿈꾸며 백년의 약속을 함께하는 스타들의 결혼, 그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톱스타 커플인 김승우 김남주 부부의 결혼식은 스타 결혼식의 각종 기네스를 갈아치운 매머드급 결혼식으로 기억되고 있다. 사상 최초로 결혼식장 안에 프레스라인이 설치된 것은 물론이고 연예인 하객들을 위한 포토라인이 별도로 마련됐을 정도니. 또한 웨딩카로 마련된 6억 5000만 원짜리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비롯, 박중훈 안성기 박신양 차태현 조인성 김혜수 등등 하객으로 참석한 배우들의 몸값만 해도 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그야말로 초호화 결혼식이라 할 수 있었다. 방명록이 마치 영화인들의 단체서명운동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최고의 톱스타 장동건이 사회로 나서 마이크를 들고 피로연이 열리는 식당 위치를 안내하던 모습이다.
김승우 김남주의 결혼식 못지않게 최다 하객을 자랑했던 결혼식이 바로 지난 5월 신동엽의 결혼식이었다. 1500명이 넘는 하객 가운데 내가 인터뷰한 스타만 해도 어림잡아 30여 명.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연예인들이 총출동한 날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남긴 ‘하객들의 말말말’도 빼놓을 수 없다. 김원희의 결혼식에 참석한 윤다훈. 축의금을 얼마 준비했냐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각각 세 개와 여섯 개를 펼쳐든다. 축의금을 36개월 할부로 내고 싶다는 의미.^^* 또 탁재훈의 결혼식에서 남희석에게 첫날밤 조언을 부탁했더니 “아마 실질적인 첫날밤이 아닐 것”이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재석은 계속되는 뻔한 질문들이 지겨웠던지 “예전 테이프를 돌려보라”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피해나가기도 했다. 또 결혼식 최다 참석 하객으로 유명한 김정은은 ‘대체 언제 (시집)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결혼식 끝나면 가야죠, 집에”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역시 결혼식 단골 하객인 지상렬은 늘 본인 닮은 딸을 낳아야 한다는 망언(?)을 자주하기로 유명하다.
▲ 김남주 김승우의 결혼식 당시 모습과(왼쪽), 연예인 결혼식 사회자로 인기 높은 유재석. | ||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꼽는 결혼식 사회자 선호도 1위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국민 MC 유재석이 바로 그 주인공. 한가인 연정훈 커플을 비롯해 김원희의 결혼식 등에서 사회를 봤던 유재석은 다음달 결혼하는 가수 김정민의 결혼식에서 또 한 번 깔끔한 진행과 신나는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결혼식 사회 개런티는 언제나 무료라고.
그렇다면 초호화 규모를 자랑하는 스타들의 결혼식은 모두 협찬으로 진행되는 걸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다만 100% 협찬은 불가능하지만 드레스 턱시도 메이크업 한복 사진촬영 신혼여행 등에 한해서 협찬이 진행된다. 협찬 수준은 대개 50% 미만. 하지만 요즘엔 웨딩업체들의 지나친 홍보 경쟁으로 100% 협찬은 물론 심한 경우 홍보비용 명목으로 웃돈까지 받아가며 결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얼마 전 결혼 계획을 발표한 연예인 A가 홍보비용 명목으로 1000만 원을 받고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한 아침 프로그램에서 ‘독점! xx결혼식 단독 취재’라는 타이틀로 방영되는 스타들의 결혼식 풀 스토리를 종종 접할 수 있는데 역시 그 뒤에는 협찬이 연관돼 있다. 제작사 측에서 결혼식이나 신혼살림과 관련된 사안을 협찬해주는 대신 결혼식 취재 관련 독점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거래인 셈.
가히 ‘별들의 잔치’라 할 만한 스타의 결혼식. 지나친 호화판이 아니냐는 비판 이전에 많은 이들이 축복해준 만큼 그들의 오랜 행복을 기원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직접 결혼식장을 찾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던 스타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되면 나 역시 조금은 허탈하고 가슴 아프니까.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