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이 잘 어울려 멜로물 퇴짜였지”
▲ 이계인 | ||
데뷔 35년 만에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탤런트 이계인. 드라마 <주몽>으로 온 국민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처음으로 팬 미팅 행사를 갖고 감격에 겨운 사나이의 진한 눈물을 보여줘 화제가 된 바 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특유의 허스키보이스로 “<연예가중계>는 동방신기나 세븐만 나오는 거 아니냐”며 연신 쑥스러워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이 같고 순수해 보이든지.^^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지난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또 한 번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수사반장>에서 악역으로 자주 등장해 음식점에서 쫓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멜로물 주인공을 맡으려 해도 감독들이 “이계인은 수갑 찬 게 가장 잘 어울린다”며 퇴짜를 놨다고 한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요청으로 할리우드 권투 영화에 출연할 뻔했다가 아쉽게 무산된 적도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초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팬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리던 이계인은 “오늘날의 이계인을 있게 한 건 오직 연기에 대한 쉼 없는 열정뿐”이라고 밝혔다.
▲ 박명수(왼쪽), 조인성 | ||
호통 개그로 2006년을 강타한 개그맨 박명수도 요즘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인기 비결에는 14년간의 꾸준한 노력과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밑바탕이겠지만 시대의 변화도 한몫했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호통 개그로 유명했다. 연예인들의 결혼식장에서 축하 멘트를 부탁하면 늘 “이혼이나 하지마!” “결혼하면 인기 떨어질 거야!” “축의금 나중에 술로 갚아라” 등의 반말일색의 호통 개그를 구사하곤 했는데 이런 멘트는 대부분 편집되고 말았다. 당시 “야! 이런 걸 어떻게 집어넣나?”라며 고개를 젓던 PD들이 지금은 그의 호통 개그에 자지러지고 있으니, 말 그대로 시대의 변화가 만들어낸 스타가 아닐까 싶다.
아참! 박명수하면 생각나는 재미난 일화가 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짠돌이’로 불리는 그가 생일을 맞아 지인들을 한 식당에 초대했다. 식당은 다름 아닌 랍스터 전문점. 평소 그의 씀씀이를 잘 알고 있던 지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하나같이 그를 원망했다고 한다. 1인분에 5000원인 랍스터 칼국수로 메뉴를 통일해 주문하며 그 이상은 주문을 받지 않았기 때문. 이제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개그맨으로 입지를 굳힌 그의 씀씀이가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는 조인성 역시 대기만성형 스타라 생각한다. 데뷔와 동시에 꽃미남 스타로 각광받으며 톱스타 자리에 머무른 그를 대기만성형 스타로 손꼽는 이유는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연기력 상승에 있다. 충무로의 섭외 1순위인 인기 스타이면서도 해마다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조인성. 최근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거명되던 순간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 하며 눈물짓던 그를 보고 필자가 얼마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는지 모른다.
그를 대기만성형 스타로 손꼽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오래전 그를 인터뷰했을 당시의 일이다. 계속되는 인터뷰에 지친 그는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의자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해도 되겠느냐는 부탁의 말을 건네 왔다. 스타의 위치에서 자만하지 않는 예의바르고 겸손한 모습이 다른 신세대 스타들에게도 귀감이 될 정도였다.
앞으로 이들의 활약과 함께 내년에는 또 어떠한 대기만성형 스타들이 사랑을 받게 될지 기대해본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