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로맨스’도 내가 하면 코미디래
최근 서민정은 7년여 만에 오랜 소망 하나를 성취했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 끝에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것.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서민정은 서울대 출신 김태희 등과 함께 손에 꼽히는 명문대 출신 여자 연예인이다. 법조인을 꿈꾸던 그가 연예인이 되겠다고 말했을 당시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7년여 만에 대학교 졸업
“애초 VJ로 발탁됐을 때 학교를 휴학해야 해서 당연히 아버지가 반대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학 연수 가느라 휴학하는 애들도 많은데 하고 싶다면 한 번 해보라며 격려해주셨어요. 그때 아버지가 반대하셨다면 아마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거예요. 아마도 그땐 잠시 그러다 말 거라 생각하셨나 봐요. 그러다 반대할 타이밍을 놓치신 거죠.”
요즘 그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선보이는 어리버리한 연기 역시 법학도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매니저 역시 서민정의 실제 성격은 상당히 진지하고 똑똑한 편이라고 귀띔한다. 본인 역시 실제 성격이 어리버리함과는 전혀 상반된 편이라는데 한때는 너무 진지해 남을 웃기지 못하는 게 콤플렉스였을 정도란다.
“VJ와 리포터로 활동할 시기에는 남을 웃기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일 땐 한 번씩 재기발랄한 멘트로 웃음을 유발해야 했는데 작가들이 아무리 재미난 멘트를 준비해줘도 제가 말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거예요. 어려서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는데 그땐 아나운서같이 바른 이미지의 리포터였나 봐요.”
▲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한 장면. | ||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 <사랑과 야망> 등을 통해 정극 연기 위주로 활동 방향을 바꿨던 서민정이 다시 시트콤으로 돌아오는 과정에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잘못하면 정극 연기에 실패해 시트콤으로 복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기 때문. 이런 부담을 감수하며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을 결정한 계기는 <똑바로 살아라>에서 인연을 맺은 김병욱 PD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지난 추석 때 안부 전화를 드렸다가 MBC에서 새 시트콤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재밌을 거 같다며 저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미 캐스팅이 끝났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우정 출연으로 잠시 출연하려 했는데 점점 배역이 커져 고정이 된 거예요.”
다행히 반응은 좋다. MBC 게시판은 물론이고 각종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의 반응을 살피는 ‘게시판 마니아’라는 그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코믹 연기라는 네티즌의 반응에 감사하고 있단다. 행여나 했던 네티즌의 비난이 거의 없는 대신 기존 안티 팬도 상당히 줄어 들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동료 배우들의 반응도 좋다. 서민정과 절친한 동료 연예인은 그를 기독교로 이끈 이유리를 비롯해 박탐희 슈 한혜진 등이다. 모두 열성적인 기독교 신자라 함께 모여 기도하며 우정을 다지고 있다고. 서민정의 연기 모니터를 자청한 이들 역시 “시청률 20%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며 “<똑바로 살아라> 당시보다 훨씬 향상된 코믹 연기”라고 힘을 북돋아 준단다.
최근 들어 ‘반항아’ 고교생 정일우와 고교 교사 서민정의 알쏭달쏭한 로맨스가 화제다. 애초 기획은 결혼했다가 이혼한 최민용 신지 커플에 서민정이 가세한 ‘연애시대 패러디 3각 관계’인데 의도하지 않은 사제지간 로맨스가 화두로 떠오른 것.
“현실에선 연하남 곤란”
“시트콤은 시청자 반응에 따라 스토리가 많이 변화하는데 정일우와의 로맨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요. 본격적인 사제지간 로맨스가 아닌 감칠맛 나는 미묘한 두 사람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더 열광하는 거 같아요.”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민정 본인 역시 사제지간 로맨스에 푹 빠져 있다는 부분이다. 어려서부터 순정만화 마니아였다는 그는 마치 자신이 순정만화 주인공이 된 듯 설렌다고 말한다. 그러다 여덟 살 연하인 정일우와 열애설이 나겠다고 얘기하자 서민정은 손을 내젓는다.
“그건 불가능해요. 저는 연하보단 연상이 좋거든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